인체 부작용이 있는 호르몬 제재를 부적절하게 판매한 제약회사, 해외 곳곳에서 뇌물을 준 자동차회사, 독재정권을 지원하다 소송당할 처지가 된 석유회사. 초국적 거대기업들의 도덕성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세계최대의 제약회사 화이자는 휘슬블로우어(whistle-blower) 즉 내부고발자의 폭로로 곤혹스런 처지가 됐고, 다임러크라이슬러는 정부·사법기관의 감시망에 걸렸다. 세계최대 에너지기업 엑손모빌의 발목을 잡은 것은 `골리앗에 맞선 다윗의 싸움'을 시작한 유전지대 주민들이다.
내부고발로 궁지 몰린 화이자
비즈니스위크는 6일 미국의 거대 제약회사 화이자 계열사가 성장장애 치료약인 제노트로핀이라는 제품을 노화방지제로 팔리게끔 `부적절한' 판촉활동을 벌인 사실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 약은 성장장애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된 것으로, 합성 인체성장호르몬(hGH)이 들어 있다.
hGH를 투여받은 사람은 근력이 강해지고 피부가 좋아지기 때문에 `젊음의 약'으로 불리며, 이 때문에 부유층과 연예인들을 중심으로 hGH 투약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그러나 hGH는 심장병과 고혈압을 유발한다는 보고가 있는데다 이 성분이 투약된 어린이들이 잇달아 사망하는 일이 발생하는 등 부작용이 의심되고 있다. 그런데도 파마시아는 의사들이 제노트로핀을 `노화방지제'로 팔게끔 유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03년 화이자에 합병된 파마시아의 부도덕한 행위는 전직 간부 피터 로스트의 폭로로 세상에 알려졌다.
뇌물 공여 인정한 다임러 크라이슬러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의 다임러 크라이슬러가 독일 검찰 수사에서 벨기에, 가나, 폴란드 등지에서의 뇌물 공여 사실을 인정했다고 6일 보도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03년 회계에서 2억220만 유로(약 2600억원)를 누락시켜 탈세하고, 이렇게 조성된 비자금을 동유럽과 아프리카·아시아 지역에서 뇌물로 쓴 혐의로 미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 조사를 받아왔으며 독일에서도 수사가 진행돼왔다. 독일 검찰은 이 회사의 불법행위가 12년에 걸쳐 계속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다임러 크라이슬러는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에 불법 자금을 제공한 사실이 지난해 유엔 조사로 드러나기도 했다.
주민 항의에 부딪친 엑손모빌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텍사스에 본사를 둔 석유회사 엑손모빌이 인도네시아 아체 지역 유전지대 주민들로부터 소송을 당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아체는 오랜 기간 인도네시아로부터의 분리 독립 운동을 벌였던 지역이며, 인도네시아 정부군의 반군 소탕작전이 종종 무참한 학살로 이어진 아픈 역사를 안고 있다.
이 지역 유전을 독점하다시피 해온 엑손모빌은 정부군에 자금을 지원, 주민들의 인권 탄압에 한몫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주민들은 지난 2001년 인도네시아 보안군을 살인 등의 혐의로 고소했으며 엑손모빌에 대해서도 책임을 묻기 위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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