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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내 미군 철수" 밀어붙이는 트럼프

딸기21 2020. 11. 17.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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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2월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델라웨어주 도버의 미군기지에서 아프가니스탄 복무 중 사망한 미군의 운구식에 참석하고 있다.  도버 로이터연합뉴스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스스로 약속한 대로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미군 대부분을 임기 내 철수시킬 계획이라고 뉴욕타임스와 CNN 등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주부터 시작해 내년 1월20일 새 대통령 임기가 시작되는 전에 철군을 거의 마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펜타곤은 내년 1월15일까지 아프간과 이라크에 있는 미군을 추가로 빼내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미 국방부는 철군 계획을 현지 주둔군들에 알리며 대기령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아프간에는 4500명, 이라크에는 3000명의 미군이 주둔 중이다. 펜타곤은 두 나라에 각기 2500명 규모의 미군만 남길 계획이다.

 

20년 가까이 끌어온 테러와의 전쟁은 이미 진작부터 종료 국면에 들어갔으나 아프간의 경우 탈레반과 현지 정부의 권력 분점 협상이 진행 중이고 산발적인 교전이 이어지고 있다. 2003년 미국의 점령 뒤 3년 간의 군정을 거쳐 민선 정부가 세워진 이라크는 이슬람국가(IS) 등 수니파 극단조직들의 공격이 한동안 거셌으며, 올초에는 미국의 이란 장성 사살 뒤 이라크 내 미군기지를 이란이 공격하는 일이 벌어졌다. 하지만 IS와의 싸움은 끝났고 이라크 내 미군의 역할은 이미 줄어든지 오래다. 이라크 미군은 올 3월부터 단계적으로 철수해왔다. 5200명 정도가 남아 있다가 9월에 일부가 철수하면서 3000명 선으로 줄었다.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근교의 바빌론 유적지를 관광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바빌론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전쟁을 끝내겠다고 했고 올 2월에는 탈레반과의 평화협정에 서명했다. 지난달 7일에는 트위터에 “아프간에 남아 있는 우리의 용감한 남성들과 여성들이 성탄절을 집에서 보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적었다.

 

하지만 특히 아프간의 경우 추가 철군은 무리라는 반론도 있다. 마크 밀리 합참의장은 지난달 공영라디오방송(NPR)에 출연해 철수 일정을 더 앞당겨야 한다는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대놓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 싸움에 힘을 실어준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도 아프간 철군에 대해서는 “우리 동맹들을 해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지난 9일 경질된 마크 에스퍼 전 국방장관은 물러나기 직전에 “조건이 충족되기 전까지 아프간 미군을 더 철수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이 사령부의 일치된 의견”이라는 메모를 백악관에 보냈다. CNN은 에스퍼 당시 장관과 미군 중부사령부 프랭크 매킨지 사령관, 아프간 주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 사령관 오스틴 밀러 등이 모두 같은 의견을 냈다고 보도했다. 철군에 반대한 것이 에스퍼가 트럼프 대통령 임기 막판에 경질된 주된 이유 중 하나였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에스퍼를 밀어내고 크리스토퍼 밀러 국방장관 대행을 앉히면서, 철군을 강력 주장해온 육군 대령 출신 우익 군사평론가 더글러스 맥그리거를 장관 보좌관으로 앉혔다.

 

군 지도부의 반대 속에서도 백악관은 철군을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아프간 정부와 평화협상을 조율해온 미국의 잘마이 칼릴자드 특사는 이미 워싱턴으로 돌아와 오브라이언 보좌관과 철군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칼릴자드 특사는 귀국 전 터키를 방문해 아프간 상황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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