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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피플]미세먼지 전문가 베이징 시장, '코로나19 시험대' 통과할까

딸기21 2020. 6. 16. 15:34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중심지로 지목된 중국 베이징의 신파디 도매시장 앞에 16일 경찰차가 서 있다.  베이징 로이터연합뉴스

 

천지닝(陳吉寧) 중국 베이징 시장(56)은 환경전문가다. 영국 런던 임페리얼컬리지에서 수학했고 퀸엘리자베스 공학상을 받은 과학자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칭화대 총장을 지냈다. 이후 리커창(李克强) 내각의 ‘최연소 장관’으로 생태환경부장을 지냈으며 2017년 베이징 시장에 발탁됐다. 대기오염이 경제발전의 걸림돌이 되는 수준에 이르고 한국 등 이웃나라에서 문제제기가 이어지자 수도 베이징 시장에 환경공학자를 배치, 중국 당국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천 시장은 취임 뒤 실제 미세먼지를 줄이는 성과를 거뒀고, 극심한 오염에 시달리는 인도 등에서 ‘베이징 따라 배우기’ 움직임이 일어났다. 그런데 난데 없는 코로나19 때문에 천 시장이 정치적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지난 2월 시진핑(習近平) 정부가 후베이성 우한을 서둘러 봉쇄했을 때, 양대 도시 베이징과 상하이로의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왔다. 상하이 시장이던 잉융(應勇)은 ‘코로나 구원투수’로 차출돼 후베이성 공산당 당서기로 옮겨갔다. 지난 10일까지 상하이와 베이징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각기 700명, 600명을 밑돌았다. ‘철통 방역’으로 코로나19를 막아낸 듯 했다.

 

천지닝 중국 베이징 시장. 게티이미지

 

그런데 며칠 새 베이징에 지역사회 감염이 번지면서 천 시장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11일 이후 닷새 만에 감염자가 100명을 넘어선 것이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15일에만 40명이 확진을 받았는데 그 중 27명이 베이징에서 나왔다.

 

베이징은 15일 “전시상태”에 돌입했다고 선언하면서 10만명 가까운 방역인력을 ‘전장’에 투입한다고 밝혔다. 시 당국은 주택단지 입구에서 다시 체온을 재고 문화시설 등을 폐쇄했다. 지난 2주 간 집단감염 중심지인 신파디(新發地) 시장을 방문한 20만명을 상대로 유전자검사를 하고 있고, 확진자가 나온 신파디 시장 주변 주택단지들을 대거 봉쇄하고 역시 유전자 검사에 들어갔다. 방역 실패 책임을 물어 시 직원 3명을 면직처분했다. 신경보 등에 따르면 천 시장은 연일 감염증이 번진 전통시장 등을 돌며 직접 방역을 챙기고 있다.

 


하지만 이른 시일 내 진정될지는 알 수 없다. 확진자가 시내 전역에 고루 퍼져있을 뿐 아니라, 봉쇄 때문에 채소값이 치솟는 등 경제적 여파도 나타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베이징 확산 상황을 “중요한 사건”으로 규정하고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베이징의 바이러스가 우한에서 퍼진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강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