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시아의 어제와 오늘

"5만점 회수"…'사면'과 '바이백', 뉴질랜드 총기대책 먹힐까

딸기21 2019. 12. 23. 15:51

2019.12.22

 

뉴질랜드 경찰이 회수한 불법개조 총기들.  뉴질랜드 경찰·EPA

 

뉴질랜드 정부가 대량살상을 일으킬 수 있는 불법개조 총기 5만6000점을 민간 소유자들에게서 사들였다. 아직은 전체 총기 숫자에 비교하면 미미하지만, 예상보다는 총기소유자들의 호응이 컸다. 하루에 몇 건씩 총기사건이 일어나는데도 속수무책인 미국과는 다른, 저신다 아던 정부의 총기 해법이 먹힐지 주목된다.

 

뉴질랜드헤럴드 등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20일 자정(현지시간)까지 금지된 총기 5만6240점과 부품 19만4245개를 회수했다. 불법개조 사실을 ‘자수’했지만 여전히 총기를 갖고 있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있어서, 2717점의 총기는 ‘합법적’인 상태로 다시 개조해 소유자에게 돌려줬다. 정부의 홍보가 효력을 발휘하고 금지된 무기를 포기하려는 이들이 늘면서 캠페인 마지막 주말에만 4100여점이 들어왔다고 경찰은 밝혔다.

 

크라이스트처치 총기난사 사건 등을 겪으면서 ‘개인의 자유’로만 여겨졌던 총기 소유가 사회에 큰 해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졌다고 당국은 평가했다. 지난 3월 크라이스트처치의 모스크에서 백인 우월주의자가 총기를 난사해 무슬림 51명이 숨지는 사건이 일어나자, ‘평화와 안정’을 자랑해온 뉴질랜드 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아던 총리는 이 사건 뒤 반자동 소총을 금지시키고 ‘총기 사면(gun amnesty)-바이백’ 계획을 발표했다. 총기를 불법개조한 것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지 않고, 정부가 돈을 주고 사들이겠다는 것이었다. 경찰은 총기회수원 43명을 고용하고 전국에서 685차례 총기 사들이기 행사를 열었다. 다량의 무기를 갖고 있거나 당국에 팔고 싶어도 이동하기 힘든 270명은 직접 집으로 찾아가 회수했다. 바이백에 든 돈은 1억NZ달러(약 765억원)라고 경찰은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뉴질랜드는 ‘총 많은 나라’다. 스튜어트 내슈 경찰장관은 “우리 공동체에서 5만점 이상의 총기를 몰아냈다”며 높이 평가했으나 총기소유를 허가받은 사람이 30만명이 넘고, 이들이 보유한 총기가 150만개에 이른다. 그 중 아던 정부가 금지한 반자동 무기가 17만점 정도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5만개가 사라진 것일뿐이다. 총기소유자협회 측은 “바이백 계획은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부는 이번 ‘사면-바이백’이 시작점일 뿐이라며 사면·회수기간이 끝난 뒤에도 경찰서에 불법개조 무기를 내놓으면 사면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