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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항공기 IS 폭탄테러 가능성... '왜 러시아였나'

딸기21 2015. 11. 6.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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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러시아 여객기였을까. 이집트 시나이반도의 이슬람국가(IS) 연계 무장조직이 러시아 여객기를 추락시킨 게 사실이라 해도 의문은 가시지 않는다. 가장 큰 쟁점은 왜 러시아 여객기를 타깃으로 삼았을까 하는 점이다. 

 

IS 이집트지부라고 주장한 무장집단은 지난달 31일 사고 직후 아랍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 5개 국어로 성명을 내고 러시아의 시리아 IS 공습에 보복하기 위해 비행기를 떨어뜨렸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IS와 적대하는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해왔다. 러시아는 9월 말 공습 개시 이래 지금까지 1300회 넘게 시리아 반군 지역을 공습했고, 4000명가량의 병력을 시리아에 배치한 것으로 추정된다.


 

‘선전용’으로 항공기 테러를 일으키면서 보안이 취약한 러시아 여객기를 목표로 삼은 것일 수도 있다. 이슬람 무장조직을 연구해온 아산정책연구원 장지향 박사는 “러시아를 겨냥했다기보다는 러시아 항공기의 보안검색이 허술하다는 점을 노리고 타깃으로 삼았을 수 있다”고 말했다. IS와의 전쟁을 주도하는 나라는 미국이지만, 미국 여객기를 이집트 무장조직이 공격하기는 힘들다. 미 연방항공청(FAA)은 지난 3월부터 무장조직들의 근거지인 시나이 상공을 지날 때는 2만6000피트(7900m) 이상의 높은 고도로 비행하라고 미국 항공사들에 지시했다. 미국 항공기의 보안검색은 러시아와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까다롭다.


지난달 31일 이집트 시나이반도에서 추락한 러시아 여객기 탑승자 중 최연소로 확인된 다리나 그로모바(10개월)가 탑승 전 공항에서 창밖을 바라보고 있던 모습을 담은 사진이 4일 공개됐다. 함께 탑승한 부모도 사고로 숨졌고, 추모객들이 소셜미디어에 남아 있던 그로모바의 마지막 사진을 출력해 상트페테르부르크 광장에 꽃, 곰인형과 함께 걸어놓았다. 상트페테르부르크 _ AP연합뉴스


이슬람 무장집단은 자신들의 적 중 하나인 이집트 압델 파타 엘시시 정권에 타격을 입히겠다는 의도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이를 위해 러시아인 관광객들을 겨냥, 관광산업에 치명타를 가하려 했을 수도 있다. 사고기가 출발한 홍해 휴양지 샤름엘셰이크에는 지난해에만 러시아인 300만명이 다녀갔다. 지난해 이집트를 찾은 관광객 중 3분의 1이 러시아인이었다. 반면 미국은 2013년과 2014년 카이로 주재 대사관을 통해 현지 체류 미국인들의 출국을 권유했고, 여행자제령을 내렸다.

 

이번 사건으로 러시아인 219명이 숨졌으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공습을 중단하거나 알아사드 지원정책을 바꿀 것 같지는 않다. 러시아 대통령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항공기 추락을 하나의 이론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며 ‘IS 테러설’에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IS가 시리아 공습을 이유로 러시아를 테러목표물로 삼았다면 미국 등 서방의 반발 속에 무력개입을 강행한 크렘린은 난감한 처지가 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