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14일부터 유럽을 방문한다. 곧 제재가 풀릴 이란의 에너지 자원과 인구 8000만명의 거대 시장을 노리고 있는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경제협력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이란 IRNA통신은 로하니 대통령이 고위급 사절단을 대거 이끌고 이탈리아와 프랑스를 방문한다고 9일 보도했다. 핵 문제로 서방의 제재를 받아온 이란의 대통령이 유럽을 방문하는 것은 2005년 로하니는 이탈리아에서 마테오 렌치 총리와 기업인들을 만날 예정이며, 프란치스코 교황과도 회동한다.
이어 로하니는 16일 프랑스 파리로 이동,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회담을 하며 유네스코 총회에 참석해 연설한다. 대통령 비서실장 파르비즈 에스마일리는 “두 나라 정상들과의 회담은 물론, 저널리스트들과 지식인들, 기업가들과의 만남도 잡혀 있다”고 말했다.
이란 대통령이 유럽을 방문하는 것은 10여년 만에 처음이다. 특히 이탈리아는 로하니의 유럽 내 첫 방문국이 됐다는 사실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1997~2005년 집권했던 이란 개혁파의 상징 모하마드 하타미 대통령은 1999년 3월 이탈리아를 찾은 바 있다. 1979년 이슬람혁명 뒤 국제적으로 고립됐던 이란 대통령이 20년만에 유럽을 찾은 것이라 당시 유럽 언론들은 ‘역사적인 방문’이라고 평했다. 하타미는 그해 10월에는 프랑스를 방문했고, 이듬해에는 독일을 찾았다. 그러나 뒤를 이어 8년간 집권한 강경보수파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미국·유럽과의 극한 대립을 불사했으며 베네수엘라 등 ‘반미국가’들과의 연대를 중시해 라틴아메리카에 공을 들였다.
2013년 출범한 로하니 정권은 핵협정 타결을 계기로 국제무대 복귀를 서서히 진행하고 있다. 앞서 시리아 내전을 끝내기 위한 평화협상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것도 그런 움직임의 일환이다. 지난 7월 핵협정이 완전 타결된뒤 유럽 각국은 줄줄이 이란에 사절을 보내 경제협력을 서두르고 있다. 로랑 파비위스 프랑스 외교장관은 7월 말,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외교장관은 8월에 각각 테헤란을 찾아가 로하니를 초청했다. ‘종교 간 대화’를 설파해온 교황은 지난달 로하니를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프랑스의 토탈과 이탈리아의 에니 등 거대 에너지회사들은 이란 에너지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영국·네덜란드 합작기업 셸과 프랑스 토탈, 이탈리아 ENI의 간부들이 이미 지난 6월에 오스트리아 빈에서 이란 측과 접촉했다.
이란 핵합의안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추인을 받고 90일이 지난 10월 19일에 공식 발효됐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 내 핵시설을 사찰한 뒤 이란이 협력했음을 확인하면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중단하게 된다. 형식은 ‘제재 조치를 동결시키는’, 즉 일시 중단하는 것이지만 이란이 국제무대에 복귀하고 에너지 시장에서 날개를 펼 수 있게 된다. 이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초에는 제재 해제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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