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미-러 이번엔 바다밑 긴장...미, "러시아 잠수함이 해저 광케이블 접근"

딸기21 2015. 10. 2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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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러시아의 갈등이 바다 밑으로도 번졌다. 러시아 잠수함들이 해저 통신망에 접근, 가뜩이나 악화된 두 나라 사이에 긴장이 더 높아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러시아 잠수함과 정찰함들이 글로벌 통신망의 근간인 해저 케이블에 ‘공격적으로’ 접근하고 있어 미군과 정보관리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25일 보도했다. 미 국방부와 정보기구들은 러시아의 해상활동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포착됐다고만 밝혔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미 해군 태평양 잠수함 부대 사령관 프레데릭 로게 장군은 “러시아인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매일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얀타르호

 

해군과 정보 관리들에 따르면 미국의 해안선과 근접한 아시아 북동부 태평양 해역에서 통신망이 깔려 있는 경로를 따라 러시아 해군 활동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미국이 주시하는 것은 러시아 함정 얀타르 호의 이동이다. 잠수정 2척을 탑재한 이 배는 지난달 미국 동부 해역을 지나 쿠바로 향했으며, 쿠바 관타나모 미 해군기지 근처 통신망에 접근하는 모습이 미 정찰위성과 함정·비행기들에 포착됐다. 알렉세이 부릴리체프 러시아 해군 심해연구국장은 지난 5월 스푸트닉뉴스에 “얀타르는 해양환경을 관측하고 정보를 모을 뿐”이라고 밝혔으나 미국은 해저 몇 km 깊이로 내려가 광케이블에 접근할 수 있는 잠수정들을 싣고 있다는 점에서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해저 광케이블의 경로는 1860년대 처음 전신망이 설치되기 시작한 이래로 크게 변하지 않았다. 미군 정보용 특수 케이블의 위치는 극비 사항이다. 러시아가 이를 알아내기 위해 접근하고 있는 것일 가능성도 있다. 해저 케이블을 통한 도청은 이미 냉전 시절 전례가 있다. 1971년 10월 미군 잠수함 핼리버트 호가 오호츠크해에서 소련 핵 함대의 해저케이블에 접근, 기밀 정보를 도청했다. 2000년대 초반에도 미 해군 잠수함 지미카터 호가 러시아 측 광케이블 정보를 수집한 적 있다.



러시아 측이 케이블을 훼손했다는 증거는 현재로선 없지만, 냉전 시절의 위기감이 수십년만에 되살아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해저 광케이블을 이용해 매일 10조달러 규모의 상업적 거래가 오가며, 전 세계 통신의 95%가 이뤄진다. 특히 최근 러시아 측의 미 경제 관련 정보 해킹 논란으로 두 나라 간 ‘정보전쟁’에 불이 붙은 상태다. 지난 17일 블룸버그통신 등은 러시아 해커들이 금융거래 전문 미디어인 ‘다우존스’ 서버에 침입해 거래정보를 해킹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말에는 러시아 해커들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재임 시기 개인 이메일 계정에 수차례 접근을 시도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러 바다밑 긴장에 유럽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인 노르웨이는 러시아 잠수함들의 동향에 우려를 표했고, 한 유럽 외교관은 “러시아 잠수함들의 활동이 냉전 시기에 봐왔던 것들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병합한 이래 러시아와 미국·유럽 간에는 ‘신냉전’을 방불케 하는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는 흑해 연안에서 우크라이나를 위협하는 듯한 군사적 움직임을 보였고, 북해에서는 러시아 전투기들과 잠수함이 스웨덴 영공과 영해에 들어와 스웨덴 전투기들이 출동하는 일이 몇 차례 반복됐다. 


미군은 러시아 잠수함의 항해가 지난해 1년 동안 이전보다 50% 가량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는 2020년까지 흑해함대와 북극 기지 강화에 24억달러 투입할 계획이다. 또한 러시아는 전술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해저 드론’을 만들고 있다고 미 정보기관들은 분석했다. 지난달부터는 긴장이 시리아로 옮겨갔다. 현재 하루 최대 300회씩 러시아 전투기들이 출격, 시리아 이슬람국가(IS) 공습에 나선 미국·아랍 연합국 전투기들과의 충돌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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