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도 65세 남성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으로 사망했다. 그러나 초기에 격리조치가 이뤄져 2차 감염은 전혀 없었다고 AFP통신 등이 16일 보도했다.
이 남성은 지난 2월 사우디아라비아를 여행하고 돌아온 뒤 발병했으며 이후 폐질환 등 합병증에 시달리다가 독일 서부 오스테어카펠른 지역에서 6일 사망했다고 독일 보건부는 밝혔다. 이 남성은 사우디에서 낙타 등이 거래되는 가축시장을 방문했으며 그곳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독일로 귀국한 뒤 메르스 확진판정을 받았고 지난달 중순에는 치료가 끝났으나 합병증으로 끝내 목숨을 잃었다.
사망자가 거주했던 니더작센주의 코넬리아 룬트 보건장관은 비록 이 남성이 사망하긴 했으나 방역작업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면서 “환자와 접촉한 사람로의 감염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유럽 메르스 감염 상황. 그래픽/유럽질병통제예방센터(ECDC)
당국은 환자가 메르스 확진을 받은 즉시 격리조치하고 접촉 가능성이 있는 사람 200여명을 대상으로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조사, 추가 감염자가 없음을 확인했다. 룬트 장관은 한국의 메르스 대규모 발병 사례를 들면서 “한국의 비극적인 사례는 잘 조율된 메르스 대응조치가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2012년 이후 중동을 방문했던 감염자들이 유럽에서 숨진 적은 여러번 있었다. 영국에서는 지난 10일까지 4명이 감염돼 그 중 3명이 숨졌다. 독일에서 감염자가 숨진 것은 두번째다. 프랑스와 그리스, 터키에서도 사망자가 나왔다.
하지만 감염자들은 의심 증상을 보인 후 곧바로 격리조치됐고 유럽 내에서의 전염은 거의 없었다. 유럽질병통제예방센터(ECDC)에 따르면 사망자들을 포함해 유럽에서 확인된 감염자는 모두 15명이다. 독일 도이체벨레는 15일(현지시간) 한국의 메르스 대규모 감염 소식을 전하면서 유럽에서 이 질병이 퍼질 위험은 아직 없다고 보도했다.
한편 교도통신은 이날 한국에서 메르스 자가격리 대상자로 지정된 일본인 2명이 일본으로 귀국했다고 전했다. 이들에게 자가격리 대상자임이 통보됐는지, 이들이 통보를 받은 후에 이동을 했는지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이들이 감염증세를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의 본부에서 메르스 관련 긴급회의를 갖는다. 이번 회의는 2012년 메르스가 중동에서 처음 발생한 뒤 9번째 갖는 긴급회의이며 한국 메르스 발병 뒤에는 처음 소집됐다. 이번 회의에서는 한국, 그리고 (한국 감염자가 입국한) 중국 메르스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최대 관심사는 WHO가 한국 메르스 때문에 '공중보건상의 비상사태'를 선포할지 여부다. 크리스티안 린트마이어 WHO 대변인은 딸기와의 전화통화에서 비상사태 선포와 관련해서는 회의 결과가 나와봐야 한다며 한국 내에서 비상사태를 선포할지는 한국 당국의 결정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한국의 메르스 바이러스가 사우디 등 중동 바이러스에서 변이되지 않았다는 점, 주로 병원 등 의료시설을 통해 감염되고 있어 전파 상황과 경로가 중동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들어 WHO 차원의 비상사태 선포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린트마이어 대변인은 한국 보건당국의 메르스 대응에 대해 "처음에 대응이 지체된 것은 사실"이라며 "한국에 메르스가 별로 알려지지 않은 상태였고 증상이 감기 등 다른 바이러스성 호흡기 질환과 비슷하다는 점, 한국의 의료시설들이 과밀하다는 점, 감염자가 여러 의료시설을 이동했다는 점 등 여러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메르스 전염이 우려스러운 상황이기는 하지만 지금은 당국이 방역조치를 취하고 있으므로 통제하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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