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유럽에 모인 정상들, 'D데이 외교'

딸기21 2014. 6. 5. 16:43

제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국에 승리를 안긴 노르망디 상륙작전 70주년 기념일을 전후해, 미·러·유럽국들 정상들이 모여 ‘D데이(상륙작전 기념일) 외교’에 들어갔다. 겉으로는 크림반도를 합병한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공적’이 되는 분위기이지만, 물밑에선 정상들이 제각각 만남을 갖고 갈등 봉합에 나섰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폴란드를 방문한 뒤 벨기에로 옮겨 브뤼셀에서 러시아를 뺀 주요7개국(G7) 정상들과 만났다. 당초 러시아에서 열리려던 정상회의는 우크라이나 사태 뒤 브뤼셀로 옮겨졌다. 원래 의제는 기후변화와 에너지 문제였지만 회의 뒤 기자회견 내용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주를 이뤘다. G7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동부의 분리주의 움직임에 러시아가 개입, 사태를 악화시킬 경우 추가 제재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러시아에 “금융·에너지분야를 포함한 고강도 제재를 할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제재 경고는 엄포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G7 회의에서 푸틴을 배제한 정상들이 개별적으로 푸틴을 만나기로 약속들을 잡아놨기 때문이다. 푸틴은 5일과 6일 프랑스를 방문해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메르켈 독일 총리,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잇달아 회동한다. 


노르망디 기념식에 푸틴을 초청한 프랑스는 노골적으로 서방의 반러시아 전선에서 떨어져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의 반대 속에서도 프랑스가 러시아에 상륙함 수출을 강행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측은 상륙함 수출을 앞두고 이달말 러시아군 400여명을 자국 항구에서 훈련시킬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선거결과를 존중할 것이라며 유화제스처를 취한 푸틴은 4일 프랑스 라디오 ‘유럽1’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러시아의 대통령과 만나고 싶어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할 이유는 없다”며 다시 손을 내밀었다. 백악관은 오바마가 노르망디 기념식에서 푸틴과 “악수를 할 지조차 알 수 없다”며 두 정상의 공식 만남은 없다고 못박았지만 러시아 따돌리기는 이미 물 건너간 셈이다. 헤르만 판롬푀이 유럽연합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러시아와 대화를 할 외교적·정치적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기념식 당일인 6일 노르망디 부근의 샤토 드 베누빌에서는 정상들을 위한 오찬 세션이 열린다. 로이터통신은 “미·러 정상이 만날 계획은 없다지만 프랑스는 양자 간 회동에 대비해 식사할 방을 마련해놓기로 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