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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국왕, 아들에 양위.. 유럽왕국들 ‘양위 바람’  

딸기21 2014. 6. 2. 20:18

유럽 왕국들의 ‘양위’ 바람이 어디까지 이어질까요.

 

스페인의 후안 카를로스 국왕(76)이 2일 퇴위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는 이날 전국에 생중계된 TV 연설에서 “새 세대가 에너지와 정의감을 가지고 주도적인 역할을 맡을 때”라면서 양위 계획을 알렸습니다. 


이로써 카를로스 국왕의 39년 재위기간은 끝나고, 아들 펠리페 왕세자(45)가 왕위를 이어받게 됩니다. 카를로스 국왕은 “(펠리페는) 왕위를 계승할 준비가 돼 있으며 새로운 희망의 시대를 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후안 카를로스 스페인 국왕이 지난해 6월 25일 소피아 왕비와 함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서 일어난 열차사고 피해자들이 입원한 병원을 방문하고 있다. 후안 카를로스 국왕은 2일 아들 펠리페 왕자에게 양위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AP연합뉴스


카를로스 국왕은 1975년 11월 독재자 프랑코가 숨진 뒤 입헌군주제가 부활하면서 즉위했습니다. 스페인의 민주화를 정착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와, 프랑코와 협력했다는 상반된 평가를 동시에 듣고 있습니다. 하지만 1981년 우익 세력의 군사쿠데타 시도를 무산시키는 등, 즉위 뒤에는 국가 수반으로서 정치적 소요 때마다 중심추 역할을 했다는 데에 이견이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스페인 경제가 휘청이면서 왕실의 사치스런 행태가 도마에 올랐고, 또 최근에는 막내딸 크리스티나 공주가 공금 유용혐의로 수사를 받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왕실의 인기가 떨어져 이미지를 쇄신할 필요가 생긴데다 카를로스 국왕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점 등이 이번 양위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BBC방송 등은 전했습니다.

 

네덜란드, 벨기에 이어 스페인까지... '양위 바람'


스페인 왕실 뿐 아니라 유럽의 입헌군주 왕국들에서 지난해부터 나이든 국왕들의 양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4월에는 네덜란드의 베아트릭스 여왕(76)이 아들인 빌렘 알렉산데르(47)에게 왕위를 물려줬습니다. 이어 7월에는 벨기에의 알베르2세(80)가 아들 필리프(54)에게 자리를 내줬습니다.


스페인의 펠리페 왕세자가 지난 1월 22일 마드리드 국제관광박람회에서 참석객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마드리드/로이터연합뉴스


양위 바람은 다른 나라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최대 관심사는 올해 88세인 영국의 엘리자베스2세 여왕이 찰스 왕세자(65)에게 언제 왕위를 내줄까 하는 점입니다. 


지난 1월 선데이 텔레그래프 등 영국 언론들은 여왕이 찰스에게 업무의 상당부분을 넘기기로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조기 양위’에 대한 얘기는 없었습니다. 왕위를 물려주는 대신 여왕의 업무만 이관, ‘사실상의 업무 승계’를 하려는 것으로 풀이됐다. 


여왕이 즉위한 지 62년... 고구려의 장수왕이 왕위에 너무 오래 있어서 그 아들 조다가 결국 아버지보다 먼저 죽어 왕이 못 됐고,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쪼다같다'는 속어가 생겼다능... 믿어도 그만 안 믿어도 그만인 이야기가 있습니다만 이대로라면 찰스가 제2의 조다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어디어디일까요? 알아맞춰보세요


찰스의 인기가 너무 낮아 양위하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지요. 아시다시피 찰스는 첫 부인인 다이애나비와의 이혼과 뒤이은 다이애나의 비운의 죽음, 인기 없는 카밀라와의 재혼 등으로 지지도가 바닥 신세입니다. 일각에선 찰스 대신 왕위 계승순위 2위인 윌리엄 왕세손이 바로 옥좌에 앉아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고 합니다.

 

영국 뿐 아니라, 몇 해 전 스트립바에 출입한 사실이 알려져 체면을 구긴 스웨덴의 칼 구스타프16세 국왕도 인기가 떨어져 조기 양위 압력을 받고 있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