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치러진 프랑스 지방선거는 집권 사회당의 참패와 우파의 약진으로 귀결됐다. AFP통신은 2012년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집권한 이래 처음으로 치러진 전국 선거 결과가 사회당에게 ‘블랙선데이’의 악몽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사회당의 한 가닥 희망은, 참패 와중에도 간신히 수도를 지켜낸 안 이달고 파리 시장 당선자(54·사진)에게 걸려 있다.
이달고는 이날 실시된 결선투표에서 우파 대중운동연합(UMP)의 나탈리 코쉬스코-모리제를 누르고 당선됐다. 이번 파리 시장선거는 좌우 대결인 동시에 여성 후보들간의 싸움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끌었다. 이달고는 당선 연설에서 “파리의 첫 여성시장이라는 것이 어떤 도전을 의미하는지 잘 안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좌파의 입김이 센 나라이지만, 다른 유럽국들에 비하면 정치 영역에서 여성의 활약이 미미했다. 올랑드 현 대통령의 동반자였던 세골렌 루아얄이 2007년 대선에 사회당 후보로 나섰으나 패배했다.
안 이달고 프랑스 파리 시장 당선자가 지난 30일 지방선거 결선투표 결과가 나온 직후 당선 연설을 하던 중 두 손을 든 채 웃고 있다. 파리 _ AP
파리 시장 자리에 여성이 앉게 된 것이 처음이기도 하지만, 사회당이 워낙 궁지에 몰려있기에 이달고에 쏠리는 관심은 엄청나다. 극심한 내부 분열과 리더십 부재에 시달리는 사회당을 살릴 구원투수로 단박에 떠오른 것이다. 우파인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이 18년간 파리 시장을 지낸 뒤 1995년 대통령이 된 전례도 있다. 사회당 정치인 마리-피에르 라 공트리에는 르몽드에 ”이달고는 벽돌을 한 장씩 쌓아올리듯 성장해왔고, 선거캠프를 잡음 없이 운영하면서 능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달고는 스페인계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노동부와 국제기구 노동행정 분야에서 일했고, 2001년 베르트랑 들라노에 현 파리 시장 취임과 함께 부시장이 돼 시정 경험을 쌓았다.
하지만 아직은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시장 당선에 대해서도 일각에선 서민층 사이에 인기가 높았던 전임자의 후광에 힘입은 것이라 평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사회당은 100년 넘게 아성이던 지역들에서까지 우파에 밀렸다. 이달고 한 사람에게 의지하기엔 국민들의 신뢰를 너무 많이 잃었다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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