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시아의 어제와 오늘

인도 차기 총리 나렌드라 모디, '힌두 민족주의' 공약 논란

딸기21 2014. 4. 8.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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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총선에서 승리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민당(BJP)이 7일 공약을 발표했다. 차기 총리로 유력시되는 나렌드라 모디는 이날 ‘인도의 생각들’이라는 제목의 연설에서 경제성장과 힌두 민족주의 강화를 두 축으로 내세웠다. 선거 승리가 사실상 굳어지자 경제문제에 치중했던 행보에서 벗어나 힌두 민족주의 바람몰이와 소수파 억압을 노골적으로 내걸기 시작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모디는 이날 연설에서 집권 국민회의의 ‘정책 마비’와 부패, ‘세금 테러리즘’ 등을 맹비난하며 감세와 개발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모디가 내세운 매니페스토(공약)라 해서 ‘모디페스토’라 불리는 공약들은 분배보다 성장을 우선시하는 경제정책과, 힌두 민족주의를 내세운 사회·문화정책으로 구성돼 있다. 


국민회의 따위는 "이 참에 쓸어버릴 테다"
Congress will be wiped out this time, Modi says


모디는 낙후한 동북지역을 개발하고 국립농산물유통시장을 개설해 농부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하겠다고 약속했고, 검은돈 규제와 암시장 통제를 약속했다. 물가안정기금을 만들겠다며 대도시 서민들의 표심을 노렸고, 고속열차망을 구축하고 관광중심지 50곳을 육성해 관광수입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2012년말의 여대생 집단성폭행 사건 등 치안 부재로 인해 관광수입이 줄어든 것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가장 큰 논란거리는 파키스탄과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는 잠무카슈미르(인도령 카슈미르)에 자치를 부여한 헌법 370조를 폐지하겠다고 한 점이다. 국민당의 이 공약은 그동안에도 숱한 논란거리였으나, 모디는 “이해당사자 모두와 폐지 문제를 놓고 토론을 하겠다”며 폐지 방침을 굽히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수십년 전 카슈미르를 떠난 판디트(힌두교 엘리트 집단)들이 고향에 돌아갈 수 있게 해주겠다고 했다.

 

파키스탄의 카슈미르와 이어져 있는 잠무카슈미르는 주민 대부분이 무슬림이지만, 인도와 파키스탄이 1947년 갈라질 때 극소수 힌두 지배층이 인도 귀속을 결정하면서 인도 땅이 됐다. 오랜 세월 무슬림지역으로서 자치를 해온 이 지역의 자치권을 빼앗고 힌두교도들이 돌아가게 하겠다는 것이어서, 이 방침이 실행되면 또다시 분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없다. 모디는 또 북부 아요디아에서 발견된 힌두교 사원 ‘람 잔마부미’를 재건하겠다고 공약했다. 역시 힌두 민족주의를 부추기는 정책이다.

 

모디는 또 테러 대책을 강화하고, 방글라데시·미얀마와의 국경 방벽을 완공하겠다고 약속했다. 모디는 1990년대 구자라트 주지사 시절 힌두교도들의 무슬림 학살을 조장·방조했다는 비난을 받아온 인물이다. 무슬림이 인도의 소수파라 하지만 인구의 13.4%(1억4000만명)을 차지한다. 모디가 집권하면 힌두-무슬림 간 분열을 부추기고 무슬림 차별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모디페스토’는 이를 기정사실화한 것이나 다름없다. 


인도 최대 행정구역인 우타르프라데시주의 아킬레시 야다브 총리는 모디가 “국가의 세속주의 틀을 깨려고 한다”고 비난했다. 여당인 국민회의는 “피 은행을 접수한 드라큘라처럼 말한다”, “온갖 동떨어진 아이디어들을 모아놓은 세탁물 리스트같다”고 맹비난했다고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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