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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한시위 반대해온 일본 변호사 우쓰노미야 겐지, 도쿄도지사 출사표  

딸기21 2013. 12. 29. 23:31

한국에서도 ‘일본계 대부업체’들 문제가 종종 제기되곤 하지만, 일본은 이미 1970년대부터 서민들을 괴롭히는 대부업체 문제로 몸살을 앓았다. 서민들과 중소기업, 자영업자들이 대부업체들에서 돈을 빌리고, 빚을 갚기 위해 다시 대출을 받아 ‘빚 돌려막기’를 하는 사례가 많았던 것이다. 이로 인해 일가족 동반자살이나 야반도주가 속출했다.

 

개혁에 나선 것은 일본의 시민사회단체, 그리고 법조계였다. 대부업체들의 대출이자 상한을 대폭 낮추는 운동에 나서, 정부가 허용한 대출금리 연 109.5%를 15~20%로 대폭 낮췄다. 이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거의 30년 가까운 세월이 걸렸다. 이 운동을 주도한 것은 도쿄대 법대를 졸업하고 변호사가 돼 ‘대부업체 피해 전문가’로 명성은 얻은 우쓰노미야 겐지(宇都宮健兒·67·사진) 전 일본변호사협회 회장이다. 그는 2년전에는 한국을 방문해, “이대로 두면 한국이 일본계 대부업체들의 먹잇감이 될 것”이라며 경고하기도 했다.



 

우쓰노미야는 2007년에는 빈곤 문제를 일본의 사회 이슈로 부각시킨 ‘반빈곤네트워크’의 대표를 맡기도 했다. 올 들어 일본의 우경화 바람을 타고 혐한단체들이 인종차별적 반한 감정을 조장하자, 이에 반대하며 지난 9월 ‘헤이트스피치(증오발언)와 민족차별주의를 극복하는 국제네트워크(노리코에네트)’라는 단체의 결성을 주도했다. 앞서 3월에는 도쿄 한인타운 내 혐한시위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며 경찰과 변호사회에 촉구하기도 했다.

 

일본을 대표하는 양심적 지식인으로 꼽히는 우쓰노미야가 도쿄도지사 보궐선거에 나서기로 했다. NHK방송 등 일본 언론들은 오쓰노미야가 28일 도쿄 분쿄구에서 열린 시민 집회에 참석해 “특정비밀보호법을 강행처리한 아베 신조 정권의 폭주를 중단시키고 국정을 바꿔나갈 것”이라며 무소속으로 선거에 나설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자민당 정권은 야당과 국민들의 반대를 무시한 채 특정비밀보호법안을 추진, 중의원과 참의원에서 표결을 강행해 통과시켰다. 이 법은 ‘특정 비밀’을 누설한 공무원에게 최대 10년의 징역형을 부과할 수 있게 하는 등, 강력한 정보통제를 담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의 구미에 맞지 않는 정보를 감추기 위한 것’이라는 반발이 거셌다. 

 

도쿄도지사 보궐선거는 이노세 나오키 전 지사가 불법자금 수수의혹으로 사퇴하면서 치러지게 됐다. 선거일은 내년 2월9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