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민주화운동 지도자인 아웅산 수지(68·사진)가 23년만에 유럽의회가 주는 ‘사하로프 사상의 자유상’을 받게 됐다.
AFP통신은 수지가 벨기에와 룩셈부르크, 프랑스 등을 방문할 예정이며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유럽의회에서 사하로프상을 수령할 것이라고 16일 보도했다. 수지는 1990년 이 상의 수상자로 선정됐으나, 군정에 가택연금돼 상을 직접 받지는 못했다. 수지가 이끌던 야당 민족민주동맹(NLD)은 그 해 총선에서 승리를 거뒀으나 군정은 권력 이양을 거부하고 그후로도 오랫동안 철권을 휘둘렀다.
사하로프상은 옛 소련 핵과학자이자 반체제 인사였던 안드레이 사하로프를 기리기 위해 1988년 제정된 상으로, 매년 인권을 위해 싸운 이들에게 주어진다. 올해에는 탈레반의 공격에서 살아남아 교육운동을 벌이고 있는 파키스탄 소녀 말랄라 유사프자이(16)가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지는 이번 순방에서 유럽 지도자들을 두루 만난다. 20일에는 브뤼셀에서 헤르만 판롬푀이 EU 의장과 회담하고, 이튿날에는 룩셈부르크에서 EU 28개 회원국 외무장관들과 오찬을 한다. 이번 방문은 또 EU와 미얀마 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EU는 다음달 미얀마와 공동위원회 회의를 열어 지원방안을 논의한다.
과거 미얀마 군정 시절 수지는 독재정권에 대한 압박을 위해 국제사회에 제재를 호소했으나, 2011년 민간으로 정권이 이양되고 테인세인 대통령이 집권해 민주화 조치와 경제개방에 나서자 정권에 협력하기 시작했다. 수지는 2015년 미얀마 대선의 유력후보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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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웅산 수지가 1990년 수상자로 선정되고도 못 받은 사하로프 인권상을 드디어 받는다고. 23년만의 수령이라... 이제 '정치인'이 된 수지, 그 명성 그 빛을 잃지 않기를 바라지만...
사실 연금중이던 수지를 깎아내리는 여러 글들을 읽을 때엔 '뭐 이렇게 바라볼 것 까지야'하는 생각이 없지 않았다. 집안에 옴짝달싹 못하고 20년 갇혀있던 수지에게 모든 것을 걸고 기대하고 바라는 것 자체가 무리한 일 아닌가.
그런데 연금에서 풀려난 뒤의 수지의 모습은, '노벨평화상 수상자'의 영광을 발판삼아 집권하고자 하는 정치인의 모습일 뿐. 집권 뒤에 수지가 미얀마의 누구를 위해 무슨 일을 하겠다는 것인지. 미얀마의 소수민족들에게 '민주화'가 어떻게, 얼마나 축복이 될 수 있을지 하는 의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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