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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여성 4만명 치료, 콩고민주공화국 의사 무퀘게 '대안노벨상' 수상

딸기21 2013. 9. 27. 02:30

드니 무퀘게(58·사진)는 콩고민주공화국 중부 부카부에 사는 의사다. 판지 병원이라는 여성전문병원을 운영하는 그의 주된 임무는 내전 와중에 무장게릴라들에게 성폭행당한 여성들을 치료하는 것이다.

르완다, 부룬디 등과 인접한 국경지대 소도시인 부카부 부근에서는 무장 반군이 마을들을 유린하며 여성들을 집단 성폭행하는 일이 빈번히 벌어지고 있다. 1998년 이후 무
게가 치료한 여성 피해자들은 지금까지 4만명이 넘는다.




신체 손상이 극도로 심한 여성들이 대부분이고, 벌거벗겨진 채 병원에 실려오는 여성들도 있다. 심지어 한차례 수술을 받은 여성이 다시 성폭행을 당해 다시 오는 경우도 있었다. 무퀘게는 이들을 위해 지난 15년 동안 거의 매일 18시간씩 일해왔다. 때로는 하루에 10건에 이르는 외과수술을 하기도 한다. 프랑스에서 의학을 공부한 그는 이 많은 수술로 해서 지금은 성폭행에 따른 외상 치료의 세계적인 권위자가 됐다.

지난해 9월 그는 국제사회가 집단 성폭행과 민간인 살상을 비롯해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벌어지는 인권유린을 방치함으로써 사실상 가해자들에게 면책권을 주고 있다며 유엔에서 연설하기도 했다. 그 때문에 자택을 공격당하고 딸이 납치되는 일을 겪기도 했다. 암살기도에서 간신히 벗어난 뒤 유럽으로 잠시 망명했다가 지난 1월 판지 병원으로 돌아갔다. 무퀘게는 2007년 프랑스 정부 ‘특별인권상’을 받았고 이듬해에는 유엔 인권상을 받았다. 2011년에는 미국 빌클린턴 재단이 주는 글로벌시민상을 받기도 했다.

무퀘게는 올해 '바른생활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바른생활상은 스웨덴 사업가 야코브 폰 윅스쿨이 1980년 제정했다. 국제정치의 영향을 받는 노벨평화상에 반대해 만들어졌으며, 보통 ‘대안 노벨상’이라 불린다. 바른생활상 재단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무퀘게가 "스스로의 삶을 공격받으면서도 지치지 않고 내전으로 여성들이 겪는 고통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왔다"고 밝혔다.

무퀘게 외에 미국의 화학무기 해체 전문가 폴 워커, 팔레스타인 인권운동가 라지 수라니, 스위스 농업재단 바이오비전과 농업생명공학자 한스 헤렌이 올해의 공동 수상자로 뽑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