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시아의 어제와 오늘

버마에서 '인종청소'가...

딸기21 2013. 4. 22.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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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버마 중부의 소도시 메익틸라에서 어린 아이들을 포함해 무슬림 주민들 40여명이 ‘조직적으로’ 살해됐습니다. 범인은 무슬림이 상권을 장악한 데에 불만을 품은 불교도 주민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경찰은 무슬림 살해극을 곁에서 지켜보면서도 아무런 제지도 하지 않았으며, 살해 과정을 비디오카메라로 찍기만 했습니다. 

무슬림들은 “정부가 학살을 방조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당국은 묵살했습니다. 하지만 BBC방송이 무슬림 살해 동영상을 입수해 22일 공개하면서 버마 경찰의 ‘학살 방조’ 사실이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이 동영상에는 무슬림이 운영하는 금은방에 불교도들이 불을 지르는 장면, 무슬림 주민이 ‘화형’을 당하는 장면 등이 담겨 있다고 합니다. 이 동영상은 버마 경찰이 찍은 것이었습니다. 경찰은 폭도들이 “죽게 내버려 둬, 물을 부으면 안돼”라고 떠들며 주민을 살해하는 장면을 보면서도 말리지 않았습니다. 

불교 승려를 비롯한 폭도들이 무슬림 청년을 폭행해 살해하는 장면도 카메라에 담겼습니다. 경찰은 이 또한 묵인했습니다. 황당하게도, 오히려 이 학살 뒤 금은방 주인 부부가 절도죄로 기소돼 유죄판결을 받았다고 합니다.


Burma riots: Video shows police failing to stop attack /BBC

(동영상에는 잔혹한 장면이 담겨 있답니다.... 저는 무서워서 보지 않았어요)


지난해 버마 동부 라킨 주에서는 정부의 탄압을 받아온 로힝야족 무슬림 200여명이 정부군에 살해됐습니다. 정부는 1991년 폭동을 진압한다며 로힝야족을 상대로 대대적인 군사작전을 벌였고, 로힝야족 20만명 이상이 난민이 됐습니다. 


Burma: End ‘Ethnic Cleansing’ of Rohingya Muslims /Human Rights Watch


Ethnic Arakanese with weapons walking away from a village in flames while a soldier stands by. Arakan State, Burma, June 2012. /HRW


Following sectarian violence between Arakanese and Rohingya in June 2012, government authorities destroyed mosques, conducted violent mass arrests, and blocked aid to displaced Muslims. On October 23, after months of meetings and public statements promoting ethnic cleansing, Arakanese mobs attacked Muslim communities in nine townships, razing villages and killing residents while security forces stood aside or assisted the assailants. Some of the dead were buried in mass graves, further impeding accountability. (HRW report)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22일 “버마 정부가 지난해에도 로힝야족을 탄압하며 ‘인종청소’를 자행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단체는 “라킨 주에서 무슬림을 노린 반인도적 범죄와 인종청소가 벌어지고 있다”면서 정부군이 주민들을 학살한 뒤 이를 은폐하려 했음을 보여주는 대규모 매장지 4곳을 확인했다고 전했습니다. 

In the deadliest incident, on October 23, at least 70 Rohingya were killed in a daylong massacre in Yan Thei village in Mrauk-U Township. Despite advance warning of the attack, only a small number of riot police, local police, and army soldiers were on duty to provide security, but they assisted the killings by disarming the Rohingya of their sticks and other rudimentary weapons they carried to defend themselves. Included in the death toll were 28 children who were hacked to death, including 13 under age 5. “First the soldiers told us, ‘Do not do anything, we will protect you, we will save you,’ so we trusted them,” a 25-year-old survivor told Human Rights Watch. “But later they broke that promise. The Arakanese beat and killed us very easily. The security did not protect us from them.” (HRW report)


휴먼라이츠워치는 로힝야족 12만5000명 이상이 지난해 난민이 됐다면서 미국과 유럽이 버마에 대한 경제제재 해제를 좀 더 미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Burma: Ethnic Cleansing in Arakan State (사진들을 보려면 이곳을)


라킨 주 정부는 외국 단체들이 현지 사정을 이해하지 못해 생긴 오해라고 반박합니다. 어떤 '오해'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웅산 수지 여사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버마=버마족의 나라'가 되는 것에 대해 버마 내 소수민족들은 큰 불안감을 안고 있다고 합니다. 버마에서 '인종청소'와 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참 슬프고 끔찍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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