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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나의 프로젝트 '마트 없이 잘 살아'

딸기21 2013. 1. 27. 21:25

새해에 아주 작지만 손발이 좀 수고스러울 수도 있는 일을 실천해보기로 했습니다. 대형마트에 가지 않기로 결심! 


결혼한 직후엔 무려 일산까지 자동차 타고 가서 킴스클럽에 다녔고, 간혹 카르푸에도 들렀죠. 신촌 카르푸와 그랜드마트에도 종종 들렀던 기억이 나고요. 그 땐 아이도 없었고 드라이브&놀이 삼아 남편과 대형마트에 가곤 했습니다. 


좀 시간이 지난 뒤엔 이사를 하면서 이곳 저곳의 이마트에 다녔습니다. 지하7층까지 주차장이 있던 불광동(맞나?) 쪽 이마트, 일산 이마트 등등. 아이를 낳은 뒤에는 마트에 가서 사오는 물건의 양이 더욱 더 많아졌습니다. 아이가 유치원에 다니던 시절엔 청계천 하류 쪽에 살았습니다. 그 땐 한참을 걸어 아이와 함께 청계천 물가를 구경하며(청계천이 하류에선 자연하천들과 만나면서 경치가 꽤 좋아요) 홈플러스에 가곤 했습니다. 아주 가끔 일산에 사는 여동생 집에 놀러가면 코스트코에 가서 물 건너온 염가 제품들, 미국식 생활용품들을 대량 구매하곤 했습니다. 호주산 쇠고기를 먹다지쳐 쓰러질 만큼 괜히 사다 쟁여놓은 적도 있고요.


지금의 집에 이사온 것은 2008년 초. 생각해보면 지금의 집은 마트 없이 살기엔 최악의 조건입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사이에 있는데, 이 구간엔 가게 혹은 수퍼마켓이 아예 없습니다. 제가 마트 없이 사는 게 가능하다면, 도시에 사시는 웬만한 분들은 다 가능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 좀 어려운 경로(무려 철길과 고가도로라는 -_-)를 거쳐 가면 재래시장이 있다는데 아직 안 가봤습니다. 


물론 우리 동네에 가게가 없는 것이 두 마트 때문은 아닙니다. 제가 주거지역이 아니다시피 한 곳에 살기 때문입니다. 요새 아파트촌이 생기고 있지만 이미 두 마트가 있으니 다른 가게들이 들어올래야 들어올 수도 없겠죠. 땅값도 비싸고요.


대형마트에서 물건을 사다 보면 누구나 느끼겠지만 소비량이 엄청 커집니다. 물건 묶어파는 단위가 크기도 하고, 싸다는 이유(제 경우는 주로 원 플러스 원에 혹해서)에서 필요한 것보다 훨씬 많이 사다가 쟁여놓게 되잖아요. 내 돈만 많이 나가나요? 환경 망치죠. 대량구매로 내 지갑 죽고, 소매상인들 죽이고, 자동차 타고 장보러 다니며 지구 환경 죽이고. 


그런데 머리로는 잘 알면서 '마트 끊기'를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젠 정말 끊어야겠어요. 롯데마트는 원래 여러가지 이유로 가지 않았고요. 이마트는... 노조 파괴공작을 해왔다죠? 그래서 안 가려고요. 대형마트 가지말아야겠다, 하던 차에 저의 결심에 기름을 부어준 이마트. 고마워요. 




우리 동네엔 가게도 별로 없는데 마트에 안 가면 물건을 어디서 사나? 


지금은 제가 도쿄에 있어서, 서울 도착하자마자 장을 볼 계획이었습니다. 이마트 노조탄압만 아니었다면 아마도 용산 이마트에 들러 장을 보았겠지요. 그래서 우선, 제게 당장 필요한 것들을 적어봤습니다. 

두부, 계란, 파, 다진마늘, 김, 어묵, 국물용 멸치, 사각 다시마, 우동면, 참기름, 토마토케첩, 두유, 양배추, 양파, 귤, 아이 실내화, 전기주전자, 꼬마믹서, 고춧가루, 된장 

음... 고민스럽긴 하네요. 

김, 두유, 다시마, 국물용 멸치, 어묵, 고춧가루, 된장은 인터넷 주문. 
전기주전자와 꼬마믹서는 전자상가에서 구입. 
실내화는 학교 앞 문방구 혹은 한 정거장 떨어진 좀 큰 문구센터에서. 
나머지 식재료는... 음... 

친정어머니 사시는 곳엔 작은 수퍼마켓이 있습니다. 거기 들렀을 때 사와야겠네요. 수고스럽긴 하겠지만. 


그러고보면, 대형마트가 편하긴 편합니다. 저 모든 걸 한 곳에서 카트에 담기만 하면 되니. 하지만 아마도 마트에 갔다면, 제 계획대로만 사가지고 오지는 않겠지요. 저기에 더해서 장보기 목록에 없던 온갖 냉동식품들이 줄줄이 따라붙겠죠 ㅎㅎ 

마침 제가 요즘 엄청 심한 알러지 때문에 고생하고 있어서, 각종 석유화학제품(주로 옷가지)은 물론이고 먹거리에도 신경을 쓰기 시작했어요. 육류를 멀리하고, 되도록 유기농 식재료, 페어트레이드 제품을 택하기로. 돈이 많이 들려나? -_-;; 마트 다닐 때보다 물건 사는 양을 줄이죠, 뭐.


농부아저씨께 얼마전 여성농민 위주의 생협을 소개받았는데, 거기서 2주에 한번씩 채소 꾸러미를 받아먹을까 해요. 다른 식재료는 인터넷 농수산물 직거래 쇼핑몰을 이용할 생각입니다. (이렇게 큰소리 쳐놓고 실패하면 어쩌죠 ㅋㅋ) 


이 글 올리고 나서 페북에 그룹을 만들었습니다.  



몇 분 제가 꼬시고, 몇 분 가입하셨네요. 혹시 함께 하고픈 분 있으시면, 가입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