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인샤알라, 중동이슬람

고생 많은 람세스2세

딸기21 2005. 8. 24.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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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이집트의 영광을 상징하는 위대한 왕 람세스2세. 역사책과 소설, 거대한 유적과 유물들을 통해 세계에 모르는 사람이 없는 고대의 영웅이지만 정작 이집트에서 이 파라오의 처지(?)는 별로 좋지 못했다. `람세스2세역(驛)'이라 이름 붙여진 카이로 중앙역은 부서져가는 역사에 먼지바람이 휘날리고, 람세스2세의 거대한 석상은 카이로 시내에서 스모그를 뒤집어쓰고 있었다.

람세스2세의 석상은 이집트 문화재 당국의 골칫거리(?)였다. 세계적인 문화유산을 매연 속에 방치해놨다는 국제 문화단체들의 비난이 쏟아지자 당국은 3년 전 카이로 도심 바브 알 하디드 광장(일명 람세스광장)에 있는 이 석상을 옮기기로 결정했다. 이전 장소는 카이로 외곽 기자의 피라미드 부근에 세워질 대박물관 부지. 당국은 100t 짜리 석상을 30㎞ 이상 옮기는 대공사를 하기 위해 석상 주변에 철근 울타리를 만들어 둘러쳤다.

그러나 3년이 지나도록 대박물관 공사는 계속 진행 중이고 파라오의 석상은 철근울타리에 갇혀 흉물스런 모습으로 관광객들을 맞았다. 조기 이전도 불가능하고, 그렇다고 3000년 된 기념비적인 석상을 흉측하게 세워둘 수도 없어 고민하던 당국은 결국 이전작업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고 이집트 언론들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당국은 내년 말 대박물관 주요 공사가 마무리되면 석상 이전을 재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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