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인샤알라, 중동이슬람

유대인은 떠났지만

딸기21 2005. 8. 23.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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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이 불도저로 가자지구 두깃에 있는 유대인 주택을 철거하고 있다. /AFP



이스라엘인들은 떠나고, 빼앗겼던 땅은 팔레스타인인들에게로 돌아왔다.
요르단강 서안 나블루스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이 하마스 깃발을 흔드려
가자지구를 다시 찾게 된 것을 축하하고 있다. / AP


이스라엘이 닷새에 걸친 가자지구 유대인 정착촌 철수작전을 완료했다. BBC방송 등 외신들은 가자지구 내 21개 정착촌 8500여 유대인 주민들이 22일(현지시간) 모두 퇴거를 끝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38년 만에 빼앗겼던 땅을 되찾게 된 팔레스타인은 만만찮은 과제들을 떠안게 됐으며, 평화협상의 미래는 여전히 안개에 가려져 있다.


철수 완료


정착촌 철수작전을 담당한 이스라엘군 댄 하렐 장관은 이날 넷차림 정착촌에서 마지막으로 500명의 이주행렬이 나간 뒤 “가자지구에 이제 이스라엘인은 없다”고 공식 선언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지구 120개 정착촌 가운데 2개에 대한 추가 철수에 들어갔다. 가자지구 철수는 물리적 충돌 우려 속에서 진행됐으나 예상보다 빨리, 비교적 순조롭게 이뤄졌다.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수반은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이번 철수가 양측간 관계에 새 장을 열 것”이라는 희망을 표시했다.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도 이스라엘의 조치를 “역사적인 발걸음”이라고 평가하며 찬사를 보냈다.


기쁨과 우려가 교차하는 팔레스타인


AFP통신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옛 유대인 정착촌에 어떤 이름을 붙일지를 놓고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장 규모가 컸던 네브 다칼림 정착촌에는 지난해 사망한 야세르 아라파트 수반의 이름을 붙이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미 1개 마을에는 기금을 지원한 브라질 정부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브라질 마을’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그러나 유대인들은 떠났지만 팔레스타인인들 앞에는 과제가 산적해 있다. 가자지구에는 과거 이스라엘군에 쫓겨난 난민 140만 명이 천막촌에서 극빈 생활을 하고 있다. 압바스 수반이 주택 3000가구를 신속히 건설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주거지는 턱없이 모자라며 자금도 없다.

또한 팔레스타인 내부에서는 PA와 하마스 간 권력투쟁이 벌어지고 있다. 압바스 수반은 자신의 협상노선이 이스라엘의 양보를 불러왔다고 주장하지만 하마스는 자신들의 무장투쟁이 승리를 이끌어낸 것이라고 반박한다. 양측은 내년 1월 총선을 앞두고 치열한 세 싸움을 벌이고 있다. 압바스 수반이 무장세력을 붙들어 매고 가자지구의 치안을 확보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PA의 양대 지역인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 간 경제적 불균형도 압바스 정부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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