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7일(이하 현지시간)로 예정된 이집트 대선을 앞두고 최대 재야세력인 무슬림형제단이 호스니 무바라크(77) 현 대통령에 대한 당초의 강경 반대 입장에서 한발 후퇴, 선거 참여를 선언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고용창출 등을 약속하며 24년간의 집권기간에 또다시 6년을 보태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알자지라방송은 21일 이집트 최대 이슬람단체인 무슬림형제단이 국민들에게 투표에 적극 참여할 것을 권유하는 메시지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무슬림형제단은 현행법상 정당은 아니지만, 조직원들을 무소속으로 출마시켜 의회 최대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사실상의 ‘제1야당’이다. 무슬림형제단 지도자 무하마드 마흐디 아케프는 이집트 일간 알 하야트 인터뷰에서 “무바라크 대통령이 24년간 집권했지만 그동안 이렇다할 정치개혁 하나 이뤄내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이들이 당초 예상됐던 선거보이콧 대신 투표 참여를 결정한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현 정권과의 밀약설이 불거져 나오는 등 추측이 분분한 상태다. 1920년대 창설된 무슬림형제단은 54년 이래 ‘불법 단체’로 규정돼 있지만 실질적인 야당이 존재하지 않는 이집트에서 유일하게 대중적 영향력을 가진 재야세력으로 활동해왔으며 회원 200만명을 자랑한다.
이번 선거의 최대 쟁점은 무바라크 대통령의 장기집권과 경제 문제. 야당은 독재 종식을 내세우면서, 극심한 실업난과 경제 실책을 공격하고 있다. 반면 무바라크 대통령은 여전히 자신만이 국가경영능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새 임기 동안 일자리 70만개를 창출해내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또 대선법 개정이 “시민 자유를 확대한 획기적인 조치”라며 자화자찬했다. 국민들의 민주화 요구를 의식, 비민주적인 법안으로 지탄받고 있는 구금법도 고치겠다고 약속했다.
이집트 역사상 첫 경선인 이번 대선에는 무바라크 대통령을 포함해 총 10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장기집권에 대한 반발 여론이 높긴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도 무바라크 대통령이 압승을 이룰 가능성이 높다. 여당인 국민민주당은 굳건한 일당 독재체제를 갖춰놓고 있지만, 야당은 정권의 압제로 인해 수십년간 인물·조직을 키우지 못했다. 국민민주당은 투표 때까지 전국에서 7000번 이상의 집회를 열 것이라고 공언했다. 막대한 자금에 전국적인 조직을 갖추고 언론까지 장악한 무바라크 대통령과 ‘자유 경쟁’을 벌일 후보는 사실상 없는 상태다.
◆무바라크 집권 기간 이집트는
1981.10. 안와르 사다트 대통령 암살. 호스니 무바라크 부통령, 국민투표로 대통령직 승계
1987.10 무바라크 대통령 2기 집권
1989 이집트, 이스라엘과 수교 뒤 탈퇴했던 아랍연맹 재가입
1993.10 무바라크 대통령 3기 집권
1995.6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무바라크대통령 암살미수사건 발생
1997.11 룩소르 버스폭탄테러로 관광객 58명 사망
1999.10 무바라크 대통령 4기 집권
2004.10 시나이반도에서 폭탄테러로 이스라엘 관광객 34명 사망
2005.2 무바라크 대통령, 복수후보 출마 허용 대통령선거법 개정안 발표
4 카이로 등지에서 연쇄 폭탄테러 발생
5 대선법 개정안 국민투표로 통과
7 홍해휴양지 폭탄테러로 80여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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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안 뒤집어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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