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유럽이라는 곳

북아일랜드, 총을 놓다

딸기21 2005. 7. 29.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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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영국이 점령했던 북아일랜드의 독립 투쟁을 벌여온 아일랜드공화국군(IRA)이 무장투쟁을 포기하겠다고 28일(현지시간) 선언했다. 반세기 가까이 유혈진압과 테러공격의 악순환을 겪어온 영국은 `역사적인 평화선언'을 크게 환영했다.

IRA는 성명을 통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간)를 기해 모든 단원들에게 무장 해제를 명령한다며 "앞으로는 정치활동을 통해 목적을 이룰 것"이라고 선언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매우 중대한 행보"라고 환영했다.

앞서 영국 정부는 전날 폭탄테러 혐의로 기소된 IRA 무장조직원 숀 켈리를 가석방하는 등 유화 제스처를 보냈었다. 켈리는 짐 셰리던 감독의 영화 `아버지의 이름으로'를 통해 유명해진 대표적인 IRA 무장요원이다.

오랜 세월 영국의 통치를 받아온 아일랜드는 1922년 남부에 독자적인 공화국을 출범시켰지만 북부 지역은 신교도들이 다스리는 영국 영토로 남아있었다. 1930년대 결성된 IRA는 1950년대부터 무장투쟁을 벌이며 독립을 요구해왔다. 특히 80년대에는 런던과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등지에서 폭탄테러를 감행, 스페인의 바스크 독립운동세력 에타(ETA)와 함께 `선진 유럽'의 양대 무장 세력으로 활약했다. 98년 영국과 아일랜드 정부가 평화협정을 체결했지만 IRA의 무장투쟁조직은 그대로 남아있었다.

이번 선언은 북아일랜드 독립과 아일랜드로의 통합을 원하는 가톨릭 주민들 사이에서조차 테러공격에 대한 반발여론이 높다는 점, 무장투쟁을 통한 독립투쟁에 한계가 있다는 점 등이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 언론들은 이번 선언으로 30년간 3000여명의 희생자를 낸 북아일랜드 사태가 새 국면을 맞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신교 주민들은 IRA가 전에도 수차례 무장해제를 약속해놓고 지키지 않았다면서 "이번 평화선언도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 아일랜드공화국군(IRA) 관련 주요사건 연표


1921년 아일랜드 남부 자유국 선포, 내전 돌입 

1955년 가톨릭계 IRA, 영국인 주민 공격 시작 

1969년 영국군, 북아일랜드 주민 소요 유혈진압 

1972년 영국군, 시위대 13명 사살(`피의 일요일'). 영국, 북아일랜드 점령 통치 시작 

1982년 가톨릭계 불참 속 북아일랜드 의회 구성 

1983~88년 런던 등지에서 IRA 폭탄 테러 발생 

1994년 IRA 정전 선언. 영국, IRA와 연계된 신페인당과 대화 시작

1996년 IRA, 정전 깨고 런던 도클랜드 폭탄공격, 2명 사망. 평화회담 시작 

1998년 영국-IRA 평화협정 체결, 북아일랜드 총선 실시 

1999년 영국 점령통치 종식, 신-구교 연합 자치정부 탄생 

2004년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버티 아헌 아일랜드 총리 정상회담, 평화방안 논의

2005년 7월28일 IRA 무장 투쟁 포기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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