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아, 가족을 위해 이제는 자수해라"
보스니아 내전 전범 라도반 카라지치(59)의 부인 릴리아나(58)가 도피중인 남편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띄웠다고 영국 BBC방송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릴리아나는 보스니아 TV에 방송된 편지에서 "우리 가족은 지금 극심한 압력을 받고 있다"며 "가족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유엔의 재판을 받아 달라"고 남편에게 호소했다. 릴리아나는 카라지치를 추적해온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군대가 이달초 아들을 열흘간 억류하기도 했었다면서 "이런 말을 하게 돼 나도 괴롭지만 가족을 위해 당신이 희생할 때"라며 남편의 자수를 촉구했다.
카라지치는 보스니아 내전 당시 세르비아계를 이끌던 극우민족주의자로, 1995년 보스니아계 무슬림 주민 8000명 이상을 집단학살하는 `인종청소'를 저지른 인물. 라트코 믈라디치 전 군(軍) 사령관과 함께 유엔 보스니아전범재판소에 기소돼 있지만 10년 가까이 도피행각을 벌이고 있다.
학살이 자행됐던 보스니아 무슬림 마을 스레브레니차에서는 지난달 학살 10주년을 기념하는 대대적인 추모행사가 열렸었다. 내전 때 크로아티아계를 학살한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연방 대통령은 현재 전범 법정의 재판을 받고 있다.
릴리아나는 지금까지 남편의 도피생활을 지원해왔으며, 지난달에는 카라지치가 아내에게 자신은 잡히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하는 내용의 편지를 보낸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릴리아나의 이번 `공개서한'은 숨겨둔 재산을 압류당하지 않기 위한 위장술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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