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메리카vs아메리카

디스커버리 안전 비상

딸기21 2005. 7. 27.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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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유인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가 수차례 연기 끝에 26일 오전 10시39분(한국시간 밤 11시39분) 발사됐다. 미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기지는 환호로 가득찼으며,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유인 우주탐사를 확대할 방침임을 다시 한번 선언했다.

그러나 발사 직후 디스커버리 기체에서 일부 부품이 떨어져나간 것으로 확인되면서 승무원 안전에는 비상이 걸렸다.


선체에서 부품 이탈


미 항공우주국(나사·NASA)은 디스커버리호의 비행 안전을 체크하기 위해 선체에 100대가 넘는 카메라를 설치했으며 별도로 비행기 2편을 띄워 비행상태를 추적했다. ‘무리한 모험’이라는 비판을 무릅쓰고 이날 발사는 성공시켰지만, 출발 직후 우주왕복선 선체에 부착된 카메라가 전송해온 동영상에 부품이 떨어져나가는 장면이 포착됐다고 CNN방송 등이 보도했다. 나사는 연료 로켓이 분리된 뒤 선체에서 일부 부품이 떨어져나간 사실을 확인하고 영상 분석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떨어져나간 부품이 연료탱크 아래쪽 타일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지난 2003년 발사됐던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는 작은 고장을 수리하지 않은 채 지구로 귀환을 시도했다가 대기권 진입 뒤 폭발, 승무원 7명이 숨졌었다.

디스커버리는 지난 13일 발사될 예정이었으나 연료센서 고장으로 연기됐었다. 우주왕복선 책임자 존 섀넌은 “이탈한 부품이 선체에 부딪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사 고위관리들은 우려를 의식한 듯 “디스커버리호의 승무원 7명이 전원 무사귀환할 때까지 안심할 수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다음은 화성”


부시대통령은 디스커버리 발사 직후 성명을 내고 “우주탐사계획은 우리의 자부심의 근원”이라면서 “모든 미국인을 대신해 승무원들의 안전과 임무의 성공을 기원한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스콧 맥클랠런 백악관 대변인은 부시대통령이 이날 집무실에서 TV로 생중계된 발사 장면을 지켜봤다고 전하며 “화성에 사람을 보낸다는 구상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내 분위기는 환호와 불안이 교차하고 있다. 발사대에서 15㎞ 정도 떨어진 관측지점에는 부시대통령 부인 로라를 비롯해 수백명의 참관인이 카운트다운을 함께 했으며, 발사대가 바라보이는 바나나강 둑에는 구경꾼들이 몰려들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은 디스커버리호 안전문제와 유인우주탐사계획의 실효성에 계속 의문을 제기하면서 나사에 완벽한 안전조치를 다시 주문했다.


하이테크 상징에서 ‘노병’으로


디스커버리호는 1970년대 설계돼 80년대 초반 완성됐으며 88년 첫 비행을 시작했다. 우주비행은 이번이 31번째. 설계당시 예상 수명은 10년이었는데 기대치의 2배를 살아온 셈이다.

노후한 탓에 고장이 많다. 뉴욕타임스는 “디스커버리에 내장된 컴퓨터칩은 너무 오래돼 개인용컴퓨터(PC)보다도 성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으며 영국 BBC방송은 이번 비행목적인 국제우주정거장(ISS) 수리 임무를 수행하는 데에 무리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우려를 전했다.


나사가 그동안 발진시킨 유인 우주왕복선은 모두 5기. 1981년 컬럼비아호 발사 이래 챌린저와 디스커버리, 애틀랜티스가 뒤를 따랐다. 가장 최근에 만들어진 것은 13년 전 만들어진 엔데버호다. 챌린저호와 컬럼비아호는 1986년과 2003년 폭발했고 남아있는 것은 3기 뿐이다. 디스커버리와 애틀랜티스는 오는 2009년과 2010년 차례로 폐기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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