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커버리호 손상 심각
도킹 연기 가능성 - 우주선 운항계획 전면 보류
안전성 우려 속에서 비행을 시작한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의 부품 이탈이 생각보다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 항공우주국(나사/NASA)이 향후 우주왕복선 운항계획을 전면 보류키로 27일(현지시간) 결정했다. 디스커버리호 선체 손상 여부를 정밀 조사해야 하기 때문에 국제우주정거장(ISS)과의 도킹도 미뤄질 가능성이 높으며 승무원들이 대피해야할 상황이 올수도 있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피해 예상보다 심각
나사는 지난 26일 발사된 디스커버리호에서 가로 60~80㎝, 세로 25~35㎝ 규모의 물체가 떨어져나간 것을 확인하고, 선체 손상을 정밀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나사는 손바닥 크기보다 작은 단열 타일 조각이 떨어진 것으로 파악했으나 디스커버리 선체 외부에 장착된 100여대의 카메라가 보내온 동영상을 정밀 분석한 결과 예상보다 큰 피해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기지의 비행지원팀은 디스커버리가 전송해온 동영상을 분석하고 있으며, 디스커버리에 탑승한 승무원들도 함께 싣고 간 카나담2 로봇 팔을 움직여 선체를 조사하고 있다. 빌 파슨스 발사팀장은 "파편이 선체에 부딪치지 않은 것은 운이 좋았다고 볼 수 있다"며 "하지만 위험을 완전히 제거할 때까지 비행을 보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나사가 긴장된 반응을 보이는 것은 2003년 컬럼비아호 폭발의 악몽 때문. 컬럼비아호는 이번에 디스커버리에서 떨어져나간 파편보다 조금 큰 크기의 부품이 이탈하면서 선체에 손상을 입었으며, 귀환 도중 폭발해 승무원 7명 전원이 희생됐었다.
비상구조팀 대기 중
나사는 일단 28일까지 디스커버리를 조사한 뒤 운행을 계속할 것인지, 우주에서 수리작업을 벌일 것인지를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나사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구조계획까지 준비하고 있다. 디스커버리호가 수리할 수 없을 정도로 파손됐을 경우 승무원과 화물은 모두 ISS로 옮겨진다. 이후 디스커버리호는 지상 원격 조종으로 공중분해되며 나사가 보유한 또다른 우주왕복선 애틀랜티스호가 ISS로 떠나 승무원들을 구조한다는 것이 나사의 시나리오다.
나사는 "이런 상황이 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가능한 온갖 대비책을 강구하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악의 사태가 오지는 않더라도, 일단 28일로 예정된 ISS 도킹은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디스커버리호의 이번 임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ISS 고장 수리와 연료 공급이다. 디스커버리는 선체를 돌려 ISS에 접속한 뒤, 정거장 궤도를 따라 도는 우주쓰레기 따위와 충돌하지 않도록 ISS 자체를 180도 회전시켜야 한다. 이것이 발사 이후 가장 어려운 작업이 될 것으로 나사는 보고 있다.
우주왕복선 운항계획 보류
나사는 컬럼비아호를 폭발로 몰아간 부품 이탈 현상이 디스커버리호에서 또다시 나타남에 따라 향후 우주왕복선 운항계획을 전면 보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파슨스 팀장은 "컬럼비아호 폭발 원인이 됐던 위험요소가 디스커버리의 안전성에도 먹구름을 드리울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며 "문제가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우주선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백악관은 26일 "달 탐사와 화성 탐사 등 유인 우주탐사 계획을 확대하겠다"고 밝혔었다.
나사는 오는 9월로 예정됐던 애틀랜티스호의 발사도 보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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