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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도 이란처럼 신정국가로?

딸기21 2005. 7. 26.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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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는 결국 이란 같은 신정(神政)국가로 가는 것인가.

AP통신이 이라크 헌법제정위원회에서 작성 중인 헌법초안을 단독 입수,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초안은 이슬람 샤리아(성법.聖法)에 기반을 둔 종교법 체계를 헌법에 대거 도입하고 신정의 요소들을 집어넣은 것으로 확인돼, 이라크가 이란 스타일의 신정 국가로 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헌법 초안은 여성의 투표권과 재산권 등을 대폭 제안할 조짐까지 보이고 있어 미국이 주장해온 `중동 민주화구상'에 전면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AP에 따르면 헌법 초안은 3권 분립과 종교 자유 보장, 자유선거 등을 담고 있으며 불법구금과 고문, 아동노동을 금지시키고 있다. 또 내전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정규군이 아닌 모든 군사조직을 해체토록 하되, 정당 결성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총 6장으로 구성된 민법 분야다. 시민의 권리와 자유, 의무를 규정한 2장 19조는 "모든 국민은 종교, 종파에 따라 사회적 지위를 선택할 자유가 있다"고 명시, 국민 보편의 권리와 의무 대신 `종교에 따른 행동의 자유'를 더 강조하고 있다.
이라크 여성단체들은 헌법제정위가 시아파 위주로 구성됐을 때부터 "이슬람 보수파들이 헌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할 소지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시아파 위원들은 헌법에 이슬람 요소를 더 많이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AP는 헌법 초안이 공개되면 여성단체들이 크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1959년 왕정을 붕괴시킨 공화국 혁명 이래 이라크는 서구식 법과 정치체제를 따르는 `세속국가'로 유지돼왔다. 사담 후세인 정권이 사회주의 성격을 많이 가미시킨 탓에 이란이나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이웃나라들과 달리 이라크에서 종교의 영향력은 미약했다. 여성들의 공직, 의회 진출 등 사회활동도 활발했었다. 새 헌법이 초안대로 확정된다면 이라크의 역사는 뒤로 돌아가는 셈이 된다. "이라크에서 민주주의가 진전을 보이고 있다"던 미국의 주장은 더욱 무색해지게 됐다. 미국은 이라크가 이란 같은 신정체제로 가는 것을 가장 우려하면서 "그런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공언해왔기 때문에 향후 미국 대응이 주목된다.

헌법제정위는 8월15일까지 초안을 완성하고 수정작업을 거쳐 10월 중순 국민투표에 부칠 예정이다. 최근 수니파 위원들의 사퇴 선언 소동이 벌어졌지만 내분이 가라앉고 수니파 위원들도 다시 참여키로 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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