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시아의 어제와 오늘

남중국해 갈등 점입가경

딸기21 2011. 6. 15. 17:38
728x90

-베트남이 징병령을 발동했다고.


응웬떤중 베트남 총리가 어제 징병령에 서명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오는 8월 1일부터 발효되는 징병령은 전면적인 군대 동원령은 아니지만 전시 징병 기준을 정한 것이어서 눈길을 끕니다. 베트남이 징병령을 발동한 것은 1979년 중국과의 전쟁 이후 32년만에 처음이라고 합니다.

13, 14일 이틀 동안 중부 꽝남 성 40㎞ 해상에 있는 무인도에서 실탄 사격훈련을 했던 베트남 측은 “그 훈련은 미리 예정됐던 것이며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와는 관련 없다”고 밝혔습니다.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은 오늘 기자회견에서 “어디까지나 해군이 꽝남성 해안에서 연례적으로 실시해온 정기적인 훈련의 하나”라면서 “훈련 수역도 베트남 영해이며 분쟁 해역인 남중국해상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틀간의 훈련도 그렇고, 전시 징집기준을 확정짓는다면서 징병령을 발동한 것도 그렇고,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와 떨어뜨려 생각할 수는 없죠. 중국을 향한 시위로 보입니다.


필리핀이 미군 함정을 끌어들여 합동군사훈련을 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는데, 다음달에는 베트남도 미군과 해군 합동훈련을 실시한다고 합니다. 미국측은 태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우방국들과의 연례 군사훈련의 일환으로 베트남과도 함께 훈련하기로 했습니다. 미 해군 제7함대 소속 구축함 한 척이 베트남 다낭항으로 향할 예정입니다. 

제7함대 측은 “베트남과 합동훈련은 오래 전에 계획된 것이며, 최근 불거진 중국과 베트남 간 영유권 갈등에 대응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제7함대 공보장교인 제프 데이비스 중령은 “우리는 항상 남중국해를 주시하고 있다, 갈등이 외교적으로 해결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보도했습니다. 해상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에 맞서기 위해 옛 적국인 미국과 베트남이 손잡은 형국입니다.





-필리핀은 아예 남중국해 이름을 바꾸겠다고.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가 보도한 건데요. 필리핀은 남중국해를 ‘서필리핀해’로, 베트남은 ‘동해’로 부르고 있답니다. 한일간 동해 표기 싸움이 연상되는데요. 남중국해라는 게 세계적으로 보편화된 명칭이긴 하지만, 엄연히 분쟁수역인데 그렇게 명칭이 굳어져 중국 입장만 부각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필리핀과 베트남이 표기를 고치겠다고 나선 모양인데, 중국 측은 “세계 어느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엉터리 이름”이라 일축하고 있습니다.

-중국측 반응은.

이달 말에 미군이 구축함 1척과 구조선 1척을 동원해 필리핀 팔라완섬 부근에서 필리핀군과 합동훈련을 할 예정이고, 또 미-베트남 합동훈련을 비롯한 다국적 합동작전이 예정돼 있고... 이 합동작전에 참가하기 위해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스카 기지에서 미 해군 핵항모 조지워싱턴호가 이미 출항을 했습니다. 

이 훈련은 몇달에 걸쳐 진행되는데요. 앞서 베트남 실탄사격 훈련때만 해도 중국이 직접적인 비난은 삼갔습니다. 하지만 중국이 텃밭이라 생각하는 남중국해 문제에 미국이 끼어드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중국의 입장입니다. 결국 중국이 “미국은 남중국해 문제에 개입하지 말라”고 포문을 열었습니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대변인이 어제 남중국해 영유권분쟁에 대해 말하면서 “당사국들간의 협상과 담판을 통해 평화적으로 조정하자”고 했는데요. 

앞서 짐 웹 미 상원의원이 미 의회에서 남중국해 문제에 미국이 개입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훙 대변인은 그걸 거론하면서 “그런 무책임한 발언은 이 문제를 더 크고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또 “비당사국은 당사국들의 협상 노력을 존중해달라”며 미국을 당사국이 아닌 제3자로 몰아붙였습니다. 

-중국은 군사훈련 안 하나요.

중국도 합니다. 지난 10일 정부 홈페이지를 통해 “이달 중·하순 서태평양 공해상에서 군사훈련을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미국이 동남아 국가들과 손잡고 도발을 해오니 가만 있을 순 없다는 거겠죠. 이미 중국 군함 11척이 일본 오키나와섬과 미야코지마 섬 사이의 공해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작년 9월 중국과 일본 사이에 센카쿠열도(중국이름으로는 댜오위다오) 분쟁이 벌어졌을 때 미국이 대놓고 일본 편에 섰죠. 또 지난해 11월 북한의 연평도 공격 뒤에 핵항모 조지워싱턴호를 동원, 서해 상에서 한국 해군과 합동훈련을 하면서 중국을 향해 으름장을 놨고요.

큰틀에서 보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도 작은 부분에 불과할 뿐,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있는 중국과 미국이 세력 싸움을 하고 있는 건데요. 물론 양쪽 다 정말 싸우자는 뜻일 리는 없고, 올 1월 미·중 정상회담 뒤 양국관계가 지금 그리 나쁜 편이 아니기 때문에 서로 선을 그으면서 약을 올리는 상황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