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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에서도 시위가

딸기21 2011. 3. 22.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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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에서도 민주화 시위의 불이 붙었다. 당국의 유혈진압으로 사망자가 속출하고 분노한 시민들의 방화가 잇따르는 등 사흘 째 격렬한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시리아 남성들이 20일 다라에서 반정부 시위 사망자 추모식을 열고 있다. /SANA 


시리아 남부 도시 다라(Daraa)에서 주민들이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당국이 유혈진압에 나서 최소 1명이 숨졌다고 알자지라방송 등이 20일 보도했다.

시위대는 다라 시내에 있는 집권 바트당 사무실과 법원, 다라 주지사 관저 등을 공격했으며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46.아래사진)의 인척이 소유한 통신회사 사무실에도 방화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위대는 지난 1963년 이래로 계속되고 있는 계엄법을 철폐하고 정치적 자유를 보장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18일에도 당국의 발포로 4명 이상이 희생됐다.

다마스쿠스 남쪽에 있는 다라는 요르단과 접경한 인구 7만5000명의 소도시다. 4000년 역사의 유서깊은 지역이지만 여전히 저개발 상태에 머물러 있다. 최근 몇년 새 가뭄과 하천 고갈로 물 부족이 심해지면서 주민들의 불만이 차오르고 있었다.
당국은 3주 전 인터넷에 정치적 견해를 올렸다는 이유로 아이샤 아바 자이드라는 저명한 여성운동가를 체포했다.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낙서를 한 어린 학생 15명을 구금하는 무리수를 뒀다. 이에 분노한 시민 150여명이 지난주 아이들과 정치범들의 석방을 요구하며 시위를 시작했다. 당국은 시위를 이끈 또다른 여성 운동가 디아나 알 자와브라 등 32명을 체포했으나, 잇단 강경책은 오히려 시민들을 격앙시켰다.

다라의 시위는 북한, 쿠바와 함께 지구상 몇 안 되는 폐쇄국가인 시리아에까지 민주화의 바람이 전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리아에서는 1978년부터 하페즈 알 아사드 대통령이 철권통치를 휘둘렀다. 하페즈가 2000년 급서하자 아들 바샤르가 권력을 세습했다. 미국의 붕괴공작 속에서도 바샤르는 의외의 수완을 발휘하며 권력을 공고히했고, 미국 버락 오바마 정부가 출범한 뒤에는 존 케리 미 상원의원을 초청하는 등 미국 측과 은밀히 거래하며 중동 정치의 지렛대 역할을 했다.
 
아사드 부자는 아랍사회주의·세속주의를 옹호하며 이슬람 세력의 발흥을 막기 위해 학살도 서슴지 않아왔다. 바샤르가 흔들리는 것은 역내 정세에는 양날의 칼이다. 구시대적 세습독재가 사라지는 것이지만, 이란-이라크-시리아-레바논으로 이어지는 ‘시아벨트’가 현실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섣부른 예측이지만, 바샤르가 축출되면 이란의 영향력이 강화될 수 있다. 지금 바샤르는 다라의 시위를 강경진압하면서, 동시에 희생자들에게는 애도를 표하는 이중전법을 쓰고 있다. 권력승계 이래 고도의 정치력과 협상력을 보여온 바샤르가 시위를 맞아 어떤 행보를 보일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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