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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융회사 ‘스트레스 테스트’ 논란

딸기21 2009. 5. 8.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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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융당국의 ‘스트레스 테스트’(재무건정성 평가) 결과 미 금융회사들의 재정 위험도는 당초 우려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은 “금융업계의 불확실성이 걷혔다”며 일단 환영했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테스트가 지나치게 약해 금융회사들에 면죄부를 줬다는 비판도 나온다.

ㆍ“불확실성 제거” 환영 속 “면죄부·국유화” 우려도


미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7일 19개 금융회사 중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10곳이 총 746억달러 규모의 자본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발표했다. 지난 2월 테스트 시작 당시 예상보다 적은 액수다. 골드먼삭스 등 9개사는 추가 자본확충이 필요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AP통신은 “시장은 불확실성이 걷힌 것을 환영했다”고 전했다. 이미 발표 전날부터 테스트 결과가 새어나와 금융회사들의 주가가 크게 올랐다.

‘스트레스 테스트’는 경제위기시 금융회사들이 입을 잠재적 손실을 측정하는 일종의 위험도 평가다. 당국은 금융기관들이 최악의 경우 입을 수 있는 가상손실액을 측정, 자본확충 요구액을 정했다. BoA 등 10개사는 다음달 8일까지 당국에 자본확충 계획을 내고, 11월9일까지 이행해야 한다.

웰스파고는 즉시 60억달러 신주 발행 계획을 발표했고 모건스탠리도 뒤를 이었다. 씨티그룹은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는 규모를 2월 발표했던 275억달러에서 330억달러로 늘리기로 했다. 자본이 가장 부족한 BoA는 신주 발행,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 사업부문 매각 등을 모두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들의 자금 조달이 계획대로 될지는 알 수 없다. 금융회사들의 신주가 쏟아질 경우 겨우 되살아나던 증시가 다시 얼어붙을 수 있다. 자산매각도 현재로선 쉽지 않다. 파이낸셜타임스 등은 “금융회사들이 돈을 마련하지 못하면 정부가 ‘보이지 않는 손’을 통해 깊이 개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가 앞서 은행들을 지원하면서 확보한 우선주를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로 전환할 경우 국유화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정부는 보통주 전환을 미루는 대신, 보통주 전환이 가능한 신형 우선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그래도 정부 개입 논란을 피해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번 테스트에서 대형 은행들은 지역 은행들보다 상대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실제 경제사정에 비해 이번 테스트는 그리 어렵지 않았던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뉴욕타임스는 “가장 중요한 문제는 금융위기의 원인이 된 위험관리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인데 이에 대해서는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도, 벤 버냉키 FRB 의장도 해법을 내놓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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