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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중동평화협상을 다시 궤도에 올리기 위해 나섰다. 오바마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양측과 중동 외교의 지렛대인 이집트 정상을 워싱턴에 초대하기로 했으며, ‘포괄적 중동 협상’을 추진하려 하고 있다고 CNN방송 등이 보도했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21일 오바마가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대통령을 다음달 쯤 각각 워싱턴에 초청해 만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오바마는 이날 이집트와 함께 이·팔 간 중재역을 맡고 있는 요르단의 압둘라2세 국왕과 회담하면서 이같은 계획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기브스는 “오바마 대통령은 중동 지도자들과의 파트너십 강화를 모색할 것이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그리고 이스라엘과 아랍국들 간 평화를 증진하기 위해 각국이 무엇을 해야할지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이 계획을 설명하며 “중동에서 포괄적인 평화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이·팔 평화과정(peace process) 재개, 팔레스타인 내 강·온파 간 내분 해소, 이스라엘과 시리아 간 점령지 반환협상, 이스라엘과 아랍국들 간 관계정상화 등 서로 밀접히 연결돼 있는 역내 사안들에 포괄적으로 접근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오바마는 압둘라2세에게 “몇달 안으로 모든 당사국들이 선의의 제스처를 취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하레츠는 오바마의 계획을 ‘제스처 플랜’이라 이름 붙이고, “제스처를 취하지 않으면 강도 높은 압박에 들어가겠다는 경고의 의미”라고 해석했다. ‘제스처’의 내용도 대략 윤곽이 나와 있다. 이스라엘은 유대인 정착촌을 늘려 팔레스타인 땅을 갉아먹는 짓을 중단하며, 팔레스타인과 아랍국들은 이스라엘의 존재를 인정하고 외교정상화를 추진하라는 것이다. 영국 가디언은 “오바마 정부는 이·팔 양측이 스스로 나서기만 기다리느니 직접 드라이브를 거는 편이 낫겠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백악관의 드라이브가 먹힐지는 알수없다. 오바마는 “평화과정에 대한 극심한 냉소주의가 퍼져있다는 걸 안다”고 인정했다. 오바마 정부는 이·팔 ‘2개의 국가 공존 방안’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거듭 천명해왔지만 새로 들어선 이스라엘 우파정부는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에 반대하며 오히려 팽창정책을 쓰고 있다. 조지 미첼 미국 중동특사가 수차례 이스라엘을 방문, 도발을 자제하고 ‘2국가 해법’으로 돌아갈 것을 요구했으나 이스라엘은 아랑곳 않고 있다.
팔레스타인의 압바스 대통령은 이스라엘과의 협상은 고사하고, 내부 강경파인 하마스와 싸우느라 지쳐있다. 이집트의 무바라크 대통령은 한때 중동의 맹주였지만 지금은 노쇠해 건강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백악관 초청을 받아들일수 있을지도 의심스러운 상태다.
결국 믿을 것은 ‘오바마의 힘’뿐이다. 오바마 정부가 도덕적 권위를 가지고 중동 문제에서 다시 미국의 리더십을 살릴수 있을지가 관건인 셈이다. 하지만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이·팔 양측의 비협조 속에 미국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할수 있을지 회의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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