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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테러와의 전쟁’ 와중에 미군 포로수용소에서 저질러졌던 수감자 학대·고문 의혹은 이대로 묻힐 것인가.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전임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저질러진 이라크·아프간 미군기지 내 수용소 수감자 학대 사진들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3일 “국가 안보에 위해가 될 수 있다”며 수감자 학대 사진들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진을 공개하면 반미감정이 악화되고 우리 군대가 위험에 놓일 수 있다”며 “사진 공개는 가혹행위의 진상을 밝히는 데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시민단체인 시민자유연맹은 “연방정부는 정보자유법에 의거해 학대 사진 44장을 공개하라”는 소송을 내 승소했다. 이 단체는 국방부가 수백장의 미공개 학대 사진들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국방부는 판결에 따라 오는 28일까지 사진들을 공개해야 한다. 하지만 당초 법원 판결을 지지했던 오바마는 국방부와 미군의 반대에 밀려 태도를 바꿨다. 미군은 ‘제2의 아부그라이브 파동’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는 오바마의 지시에 따라 즉시 항소 준비에 들어갔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인권을 앞장세웠던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달 관타나모 수감자 고문 메모를 공개해 놓고 관련자들을 처벌하지 않아 비판을 받았다. 이번 결정에 대해서도 역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시민자유연맹과 국제앰네스티 등은 성명을 통해 “투명한 정부를 만들겠다는 약속은 어디로 갔느냐”며 “이번 조치는 고문을 한 관리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내 진보파들도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는 며칠 내 관타나모 테러용의자 군사재판 부활 방침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당분간 인권정책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미군기지 수감자 학대 관련 일지
2002.12. 아프간 바그람 수용소 수감자 학대 의혹 제기
2003.5 이라크 아부그라이브 수용소 수감자 학대 의혹 제기
10 국제적십자위원회, 아부그라이브 학대 조사보고서 발표
2004.1 미군 중부사령부, 아부그라이브 사건 자체조사 발표
5 아부그라이브 학대 사진 공개, 전세계 반미시위 확산
10 미군, 바그람 수감자 학대 자체조사 뒤 관련자들 기소
2005.9 휴먼라이츠워치, “미군 상습적으로 이라크인들 고문”
2006.2 호주 방송, 미공개 아부그라이브 학대 사진들 보도
3 미군, 아부그라이브 수감자들 이라크측에 이송
11 미군 장성,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가혹행위 승인”
2008.9 뉴욕 법원, “수감자 학대사진들 공개하라” ACLU 승소판결
2009.5 오바마 대통령, “학대 사진 공개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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