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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버락 오바마 정부가 이란과의 핵협상에 직접 나서겠다고 8일 밝혔다. 로버트 우드 국무부 대변인은 그동안 미국을 제외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과 독일 주도로 이뤄져 온 이란과의 핵협상에 미국도 공식 참여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로써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이란 핵협상이 새 국면을 맞게 됐다.
우드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란 핵프로그램과 관련된 다자간 대화에 미국도 정기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영국 런던을 방문 중인 윌리엄 번스 국무차관이 핵협상 참가국인 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독일에도 이 같은 방침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AP통신은 하비에르 솔라나 유럽연합(EU) 외교담당 대표가 이란 측과 접촉해 협상테이블에 나와 달라는 미국의 ‘초대장’을 전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은 그러나 협상 일정을 정하지는 않았으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참여 결정으로 이란 핵협상은 ‘P5(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1(독일)’이라는 6자 기구와 이란 간 대화 형식으로 확대되게 됐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핵 전문가들은 이란 핵협상의 실질적인 진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나머지 안보리 상임이사국들과 독일은 모두 미국의 결정을 환영했다.
오바마 정부의 입장은 ‘협상 의지는 분명하지만 접근은 신중하게’ 한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동영상에 신년 축하메시지를 담아 이란 국민들에게 보냈다. 지난주에는 미국의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특사인 리처드 홀브룩이 이란 외무차관과 만났다. 그러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8일 “이란의 핵무기 개발 시도를 중단시키는 것보다 중요한 일은 없다”면서도 “매우 조심스럽게 핵협상에 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과의 관계개선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란 역시 미국의 제의를 반기면서도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강경파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미국의 대화 제안이 진실한 것이라면 환영한다”고 말했다. 측근인 알리 악바르 자반페크르 보좌관은 “미국의 협상 제의를 검토한 뒤 대화 여부를 결정해 밝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란은 “핵기술을 발전용으로만 이용할 것”이라면서 협상에 참여하더라도 핵기술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9일은 이란이 2007년부터 국경일로 정한 ‘핵기술의 날’이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이날 중부 이스파한의 핵 연구시설 옆에 새로 건설될 핵연료제조공장(FMP) 기공식에 참석해 “원심분리기 7000개 생산을 달성했으며 신종 원심분리기 2종 개발에도 성공하는 등 핵기술에서 큰 진전을 이루었다”고 발표했다. 그는 핵 발전의 마지막 절차인 연료봉 생산단계에 들어갔다고 선언했다. 이어 나탄즈의 핵시설도 시찰했다.
FMP는 2~3년 내 지어질 40㎿ 용량의 아라크 중수로와 러시아의 기술지원으로 만들어진 부셰르 원전에 공급할 핵 연료봉을 생산할 시설이다. 최근 부셰르 원전을 시험가동한 이란은 연말부터 이 시설을 가동할 계획이다. 테헤란 프레스TV도 “이란은 핵 연료 생산 기술개발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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