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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회담에 간 오바마, '절반의 성공'

딸기21 2009. 4. 5.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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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설 60주년을 기념해 프랑스와 독일 양국에서 공동주최됐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담이 4일 끝났다. 나토 28개 회원국은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설득작전 덕에 새 사무총장을 만장일치로 뽑고 아프가니스탄도 추가 파병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일시적 파병 만을 약속하는 데에 그쳐, 대규모 증파를 요구해온 미국에는 ‘절반의 성공’에 그친 회의가 됐다.

나토 회원국 정상들은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와 독일 켈에서 동시에 열린 정상회담에서 아프간에 최대 5000명의 병력을 증파하기로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나토 동맹국들은 아프간 문제의 심각성을 잘 이해하고 있다”며 “이번 정상회담은 공감대를 확인한 건설적인 회의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증파 병력은 8월 아프간 대선 전후 치안유지를 지원하기 위한 단기 파견병력 3000명과 아프간 군·경 훈련교관 1400~2000명으로 구성될 것으로 알려져, 전력 증강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회원국들에 새 아프간 전략을 설명하고 협력을 구했으나 전투병 파병을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현재 나토는 아프간에 ‘국제재건지원군(ISAF)’이라는 이름으로 5만8390명을 주둔시키고 있다. 그 중 미군 2만6000명과 캐나다·호주·동유럽 파병부대들을 빼면 서유럽측 병력은 2만2000명에 불과하다. 영국 8300명, 독일 3465명, 프랑스 2780명 등이다. 이들은 전투병 추가 파병을 단호히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을 제외한 아프간 나토군 사망자는 햇수로 개전 9년째를 맞은 현재 451명에 이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영국 런던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담에 이어 나토 회담에서도 특유의 설득력 있는 화법으로 인기를 누렸다. 그는 3일과 4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잇달아 만나 전임 행정부 시절 멀어졌던 미국과 유럽 간의 거리를 좁히는데 성공했다. 시사주간 타임은 “나토 회담은 미국 보수파들의 이데올로기였던 ‘미국 예외주의’의 종말을 보여줬다”며 “오바마는 ‘외교적 노력과 협력’을 강조함으로써 군사적 우위에 바탕을 둔 ‘힘의 외교’에 안녕을 고했다”고 전했다.

BBC방송은 “나토 회담에서도 ‘오바마 효과’는 계속됐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효과’는 새 사무총장 선출 과정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나토의 의사결정기구인 북대서양위원회(NAC)는 첫날인 3일 회의에서 7월말 임기가 끝나는 야프 데 후프 스헤페르 사무총장의 후임을 뽑으려 했으나, 유력 후보인 덴마크의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총리를 터키가 거부해 무산됐다. 그러나 4일 회의에서는 터키가 반대를 굽혀 만장일치로 포그 총리가 차기 사무총장으로 정해졌다. 오는 6일과 7일 터키를 방문할 예정인 오바마 대통령이 터키 측을 직접 설득해 찬성의견을 이끌어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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