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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받아 보너스잔치, AIG 파문 확산

딸기21 2009. 3. 19.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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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금융을 받아 거액 보너스 잔치를 벌인 미 최대 보험회사 AIG 파문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취임 이래 최대 시련을 맞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타운홀 미팅’을 갖고 “내 책임”이라며 사죄성 발언을 했고, 국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다시한번 공개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의회는 금융기관들의 부당한 상여금을 회수하기 위한 법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미국인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으며, 구제금융 총책임자인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이 궁지에 몰리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18일 캘리포니아주 코스타 메이사 시에서 타운홀미팅을 갖고 시민들과 직접 대화에 나섰다. 그는 이 자리에서 “많은 이들이 분노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며 “AIG 보너스 파문을 책임지고 수습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금융기관의 도덕적 해이를 막을 감독기관을 신설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24일에는 취임 뒤 두번째로 백악관에서 프라임타임대 TV로 생중계되는 기자회견을 할 계획이다.
하원은 19일 금융기관 경영진 보너스 회수 법안을 표결에 부친다. 법안은 정부로부터 50억 달러 이상의 공적자금을 받은 금융기관이 임직원에게 1인당 25만 달러가 넘는 급여를 줄 경우 90%를 세금으로 환수한다는 내용이다. 법무부는 하원 법안과 별개로 AIG 임직원 보너스를 회수할 법적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지급된 보너스를 얼마나 돌려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18일 하원 청문회에 출석한 AIG의 에드워드 리디 최고경영자(CEO)는 “임직원들이 보너스 일부를 반납하겠다는 뜻을 밝혀오고 있다”면서 “하지만 임직원들이 이메일 등으로 살해협박을 받고 있기 때문에 고액 보너스 수령자 명단은 내놓을 수 없다”고 버텼다. 
미 정부로부터 1730억달러의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AIG는 최근 회사 경영을 위기로 내몬 파생금융상품 담당부서 직원들과 경영진에게 1억6500만 달러의 성과급을 줘 공분을 샀다. 의회는 리디 CEO에게 100만달러 이상의 고액 보너스를 받은 임직원 명단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AIG는 파문이 커지자 임직원들에게 보너스의 절반을 자진 반납하도록 촉구했다고 밝혔으나, AIG와 워싱턴 정치권을 향한 국민들의 분노는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18일 가이트너 재무장관을 비롯한 재무관리들이 AIG의 보너스 지급 사실을 사전에 알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크리스 도드 상원 금융위원장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구제금융법안에 공적자금을 받는 금융기관의 급여를 제한한다는 내용이 들어있었는데, 재무부 관리들이 법안통과 전에 급여제한의 ‘예외’를 둘 것을 요구해 문구를 수정했다”고 말했다. 
이런 보도들이 잇따르면서 가이트너 재무장관을 향한 비난이 빗발치고 있고, 오바마 정부 전체의 위기관리능력에 대한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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