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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테러를 하느냐고

딸기21 2008. 8. 4.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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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올림픽을 불과 나흘 앞두고 중국의 변경지대인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 테러공격이 일어났다. 이 지역 분리운동 단체들은 올림픽에 맞춰 공격을 감행할 것이라며 이미 중국 정부에 테러 위협을 가한 바 있다. 중국 정부는 오랜 세월 소수민족의 분리운동을 힘으로 억눌러왔다. 이번 사건은 무력을 앞세운 억압에 대한 소수민족의 ‘유혈 보복’인 셈이다.

이 지역에서는 1990년대부터 동투르키스탄이슬람운동(ETIM), 동투르키스탄해방기구(ETLO) 등의 분리독립운동 조직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투르크어계통의 언어를 쓰는 위구르족의 나라 ‘투르키스탄’을 세우겠다며 무장투쟁을 벌여 중앙정부의 탄압을 받아왔다.
중국과 파키스탄은 특히 ETIM을 테러집단으로 규정하고 제거작전을 벌이고 있고, 미국도 2002년 이 단체를 알카에다와 연결된 테러조직 리스트에 올렸다. 이 단체를 만든 하산 마흐숨은 2003년 파키스탄군에 사살됐으며, 쿠바 관타나모 미군 기지에 조직원 20여명이 감금돼있다.
중국 측은 ETIM이 이번 테러를 저질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역시 90년대 결성된 ETLO도 ETIM, 알카에다와 연결돼 있다고 중국 측은 주장한다. 최근 신화통신은 투르키스탄이슬람당(TIP)이 주요도시를 공격하겠다는 위협을 해왔다고 보도했으나 이 조직이 이번 공격과 관련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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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위구르 자치구는 남쪽으로는 티벳 자치구와 간쑤성, 동쪽으로는 몽골, 북쪽으로는 러시아, 서쪽으로는 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령 카슈미르 등과 접하고 있다.
전체 면적은 160만㎢로서 중국의 성·자치주들 중 제일 크다. 인구 1426만명 중 45%가 한국어와 같은 어족에 속하는 투르크계열 언어를 쓰는 위구르족이다. 20세기 중반만 해도 인구의 75%가 위구르족이었으나 중국 정부가 한족을 대량이주시켜, 지금은 한족이 40%를 차지하고 있다. 이 밖에 카자흐족, 후이족, 키르기스족, 몽골족 등 소수민족들이 나머지를 차지한다.

실크로드로 유명한 이 일대는 문명의 교차점이라 할 정도로 여러 민족이 흥망을 거듭했던 곳이다. 특히 이번 공격이 일어난 카스(카슈가르)는 중앙아시아와 아시아 남부로 향하는 실크로드의 오아시스 도시로서 예로부터 사통팔달의 교역 중심지였다. 사마르칸드(우즈베키스탄), 알마티(카자흐스탄), 간다라(파키스탄), 잘랄라바드(아프가니스탄) 등지로 이어지는 길들이 모두 카슈가르를 거쳐간다.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까지 가는 카라코룸 하이웨이(KKH)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신장위구르 지역은 당대 이후 서방에서 실크로드를 타고 건너온 네스토리우스 기독교의 영향권에 들었다가 8세기부터는 이슬람화됐다. 이란(페르시아), 원(몽골), 아랍 등의 지배를 받다가 1759년 중국에 병합됐다. 1865년 야쿠브 베그라는 지도자 아래 봉기를 일으켜 중국 영향권에서 벗어났다가 1877년 다시 청나라에 복속됐다.
그러나 20세기 들어서도 분리 움직임은 계속됐다. 1933년에는 위구르족이 ‘위구르스탄 동투르키스탄 이슬람공화국(ETA)’이라는 이름의 국명을 내걸고 독립을 선언했으나 이듬해 중국 군벌에 무너졌다. 44년에는 2차 동투르키스탄공화국이 세워졌지만 5년만에 인민해방군에 무너졌다.

중국 정부는 1955년 10월 이 지역을 자치구로 선포했다. 그러나 위구르족은 중국이 자신들의 역사·문화를 짓밟고 있다며 계속 반발해왔다. 62년에는 ‘대약진운동’으로 인해 기근을 맞은 위구르, 카자흐족 난민 6만명이 국경 넘어 옛소련으로 도망치기도 했다. 80년대에는 한족의 대량이주에 반대하며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격렬한 학생 시위가 잇달았다. 90년4월에도 반중국 봉기가 일어나 50여명이 중국측 진압병력에 희생됐다. 97년에는 중심 도시인 우룸치에서 봉기와 폭탄테러가 일어났었다.
지난해1월 중국 정부는 신장 남부 파미르고원에 근거지를 둔 테러집단을 적발, 18명을 사살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국제앰네스티와 휴먼라이츠워치(HRW) 등 국제 인권단체들은 중국 정부가 비(非) 한족인 이 지역 주민들의 문화를 여전히 핍박하고 있다고 비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