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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집권당 '강제해산' 될까

딸기21 2008. 7. 29.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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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 이슬람 정책을 펼쳐온 터키 정부가 궁지에 몰렸다. 터키 헌법재판소가 28일 집권 정의개발당(AKP)을 강제 해산할지 결정하기 위한 심리에 들어갔다고 터키프레스 등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헌재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따라 터키 정국이 대격변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3월 압두라흐만 얄친카야 검찰총장은 AKP가 이슬람주의를 국민들에게 강요해 정·교 분리를 규정한 헌법을 위반했다며 헌재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했다. 검찰은 또 청구안에 에르도안 총리와 압둘라 굴 대통령 등 정의개발당 간부 71명의 정치활동을 5년간 금지시키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시켰다.
얄친카야 총장은 지난 1일에는 헌재에 출석해 "정의개발당은 터키공화국의 버팀목인 세속주의를 위반해왔다"며 "이대로라면 에르도안 총리는 폭군이 되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성들의 히자브(머리쓰개) 착용을 확산시키려 하는 등 보수적인 정책들을 펼쳐온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 정부는 '국민통합'을 호소하며 해산 결정을 막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에르도안 총리는 지난 3일 헌재에 정당해산심판을 기각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낸데 이어, 27일에는 일간지 '더 후리야트'와 인터뷰를 갖고 자신이 독재자가 될 것이라는 검찰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터키공화국을 지탱해온 것은 국민들의 단결"이라며 "이를 깨뜨리면 일대 혼란이 올 것"이라 주장했다.

헌재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따라 터키 정국은 대격변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법상 헌재 심판관 11명 중 7명 이상이 찬성하면 정의개발당은 해산되고, 총리와 대통령은 정치활동이 금지된다. 그렇게 되면 조기총선으로 새 정부를 구성하고 총리와 대통령을 재선출해야 한다.
헌재가 정당해산 대신 정당보조금 지급 금지 같은 완화된 제재안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지만, 그렇게 되더라도 에르도안 총리 정부에는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헌재는 이르면 다음달 초 결정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헌재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예단할수 없지만, 전통적으로 터키 사법부와 군부, 지식층은 세속주의를 중시해왔다. 지난해 터키 대법원은 의회의 대통령 선출 때 정의개발당 후보로 나선 압둘라 굴의 자격을 문제삼아 대선 자체를 무효화했다. 에르도안 총리는 의회 해산-조기총선이라는 승부수를 던져 위기를 돌파했으나, 민주적 요구를 묵살하고 지식인·언론 탄압 등을 자행했다는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올들어서는 여성 히자브 착용을 금지시킨 헌법 조항을 없애려 시도했다가 반발을 샀다. 헌법 개정안은 지난 2월 의회에서 통과됐으나 6월 헌재가 위헌결정을 내림으로써 무산됐었다. 알자지라방송은 터키 헌재가 1963년 설립 이래로 헌법정신을 위반한 정당 20여개를 강제해산시킨 바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탄불에서 또 테러

세계적 관광지로 한국인들도 많이 찾는 터키 이스탄불에서 27일 연쇄 폭발테러가 일어났다.

AP통신 등은 이스탄불 교외 공중전화 부스 옆에서 폭발물 2개가 잇달아 터져 최소 17명이 숨지고 150여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터키 일간지 밀리예트는 이날 폭발과 관련해, 인근 건물 지하실에 숨어있던 16~17세 소년 3명이 당국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당초 보안당국은 쿠르드 반군단체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이 테러공격을 자행한 것으로 규정했었다. 아직 검거된 소년들과 쿠르드 반군단체의 관계 등 자세한 내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터키 정부는 2003년 이라크전 이후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의 자치가 활성화되자 자국 내 쿠르드족의 동요를 우려해 분리운동 세력에 대한 탄압의 강도를 높여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가 이끄는 현 정부는 지난해 10월과 올 4월 이라크 국경을 넘으면서까지 쿠르드족 반군 기지를 공격, 국제적 갈등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터키 군은 이스탄불 폭발이 일어난 27일에도 이라크 북부 칸딜 산악지대의 쿠르드족 거점을 폭격했다. 그러나 잇단 공격에서 보이듯 터키 당국의 강성 대응은 더 큰 반발을 부르고 있다.
2003년11월 이스탄불 유대교회당 폭탄테러를 필두로 터키에서는 쿠르드 분리운동세력과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의한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


터키 여당, 해산 위기 모면... 이슬람정책엔 제동 (2008.8.1)

터키 집권 우파 여당이 가까스로 '강제해산' 위기를 넘겼지만, 친 이슬람 정책에는 제동이 걸리게 됐다.

터키 헌법재판소가 집권 정의개발당(AKP)에 대한 정당해산청구 심판을 기각했다고 AFP통신 등이 30일 보도했다. 헌재 수석 재판관 하심 킬리치는 검찰이 제출한 청구안에 대해 재판관 11명 중 정족수에 1명 모자란 6명만이 찬성표를 던져 기각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헌재는 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와 압둘라 굴 대통령 등 여당 주요 정치인들의 정치활동을 향후 5년간 금지시켜달라는 청구도 기각했다. 하지만 헌재는 여당이 헌법에 쓰여 있는 세속주의 원칙을 훼손한 데 대한 제재 조치로 정당지원금 국고 지원을 삭감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킬리치 수석재판관은 "이는 AKP에 보내는 강력한 경고"라고 명시했다.

여당과 에르도안 정부는 헌재 결정 덕에 일단 숨통을 돌리고 집권을 이어갈 수 있게 됐지만, 사건의 발단이 된 이슬람주의 정책들은 상당부분 포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AKP가 이끄는 정부는 터키의 경제 성장에 힘입어 서민층에 인기를 끌면서 2000년대 이후 모든 선거를 휩쓸고 있다. 그러나 헤자브(이슬람 여성들이 머리에 쓰는 스카프) 착용 확대 같은 이슬람주의 정책과 언론자유 통제 등의 강압조치를 펼친 탓에 지식인·학자들과 법조인, 군부로부터 반발을 사왔다. 지방·서민층과 지식층 사이의 분열된 여론이 이번 결정으로 봉합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외신들은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