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메리카vs아메리카

휘발유값 오르면 미국인들도 변할까

딸기21 2008. 5. 2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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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자 기름을 펑펑 써대던 미국 소비자들도 발등에 불이 붙었다. 국제유가 급등에 따라 미국인들의 생명줄이나 다름없는 휘발유값이 갤런(약 3.78리터) 당 4달러를 넘어서자 자동차 여행이 줄어들고 기름 도둑이 기승하는 등 가지가지 풍속도가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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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국제유가가 135달러를 넘어선 23일 미국 내 상당수 주유소들이 휘발유 가격을 갤런당 4달러 이상으로 올렸다고 보도했다. 휘발유 값은 2006년8월 한차례 갤런당 3달러를 넘었다가 이후 2달러 대로 떨어졌으며, 지난해 5월 다시 3달러 대로 상승했다. 이어 1년 만에 심리적 상한선이라던 4달러까지 치고 올라간 것.
휘발유값 상승은 자동차를 생활의 기본으로 하는 미국인들의 문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달에는 1일 노동절과 26일 현충일 등 휴일이 끼어 있었지만 기름값이 잔뜩 오른 탓에 자동차 여행은 오히려 줄었다. 올해엔 여름 휴가철 `드라이빙 시즌(driving season)'이 와도 예년보다 여행 행렬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실시된 한 여론조사에서는 미국인 10% 가량이 올 여름 휴가여행 계획을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상이 걸린 숙박ㆍ여행업계는 손님들을 모으기 위한 아이디어를 짜내느라 부심하고 있다. 호텔들은 여행 거리에 따라 마일리지를 제공하거나 숙박료를 할인하는 등 이벤트들을 선보이고 있다. 자동차회사 크라이슬러는 차를 사는 고객들에게 앞으로 3년 동안 주유비 혜택을 주는 신용카드를 발급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기업들이 `고유가 마케팅'에 매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은 고유가 때문에 미국 곳곳에서 `원유 도둑'들이 극성을 부려 연방수사국(FBI)가 수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 원유 관련 범죄는 중범죄로 분류돼 자칫 원유도둑질을 하다가는 종신형까지 선고받을 수 있다. 그런데도 송유관에 구멍을 뚫고 기름을 빼가거나, 유조차 운전기사들을 매수해 탱크로리의 기름을 훔쳐가는 범죄자들이 늘고 있는 것. 심지어 텍사스 유전지대 석유회사들의 원유 저장시설에서 직접 기름을 빼내가는 간 큰 도둑들까지 생겨나고 있다.

기름값 오름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고, 미국인들의 고민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텍사스 휴스턴의 던 에너지사는 지난달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7∼8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플로리다주 주피터의 와이스 연구소는 심지어 8∼10달러 대까지 오를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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