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메리카vs아메리카

펜실베이니아 대격전

딸기21 2008. 4. 23.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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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과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22일 펜실베이니아에서 운명을 가를 대격전을 벌였다. 출구조사와 초반 개표 결과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박빙의 승부를 그대로 드러내보였다. 적어도 두 자릿수 이상 지지율 차이로 대승을 거둬야만 하는 처지였던 클린턴은 이번 경선에선 이겼지만 사퇴론에 계속 부딪칠 것으로 예상된다.


 클린턴 `이기고도 진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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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저녁 8시(한국시간 23일 오전 9시) 펜실베이니아주 민주당 예비선거(프라이머리) 투표가 마감되자 CNN방송 등 미국 언론들은 일제히 출구조사 결과를 전하며 승패를 점치기에 바빴다. 투표 직전 여론조사에서는 클린턴이 6∼10%포인트 차이로 우세할 것으로 점쳐졌으며 초반 개표에서도 클린턴이 6% 안팎의 한 자릿수 지지율 차이로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CNN 집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확보한 전당대회 대의원 총수에서 오바마는 1648명 대 1504명으로 클린턴을 앞서고 있다. 클린턴은 기대를 걸었던 슈퍼대의원 표에서도 당초 예상과 달리 오바마에 24표 정도로 근소하게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민주당 일각의 `조기 사퇴론' 공격을 받아온 클린턴은 펜실베이니아 경선에서 최소한 10%포인트 이상의 득표율 차이로 오바마를 눌러야만 하는 처지였다. AP통신 등은 "한 자릿수 차이로 이긴다면 클린턴은 사실상 패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클린턴은 이 지역에서 당초 20%포인트 이상 차이로 앞서다가 오바마의 추격에 갈수록 쫓겼고 그것이 그대로 투표결과에 반영된 것이기 때문이다.


인종·성별·계층 드러낸 `중부 표심'


대의원 158명이 걸려 있던 이번 경선은 또한 민주당에게는 `인기 있는 마이너(소수파) 후보'들의 한계를 극명히 드러내보여준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출구조사 결과 주 예비선거 투표자로 등록한 이들 중 10% 가량은 올해 처음으로 정당 경선에 참가하는 유권자들이었다. 표심은 인종과 성별, 계층에 따라 극명하게 갈렸다. 백인 여성들과 남성들, 특히 블루 컬러 노동자층은 클린턴을 지지했고 흑인 표는 대부분 오바마에게로 향했다.

펜실베이니아 최대 도시이고 화이트컬러 층이 많은 필라델피아에서는 오바마가 인기를 끌었고, 제2의 도시이자 블루컬러 백인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큰 피츠버그에서는 클린턴이 이겼다. 클린턴과 오바마는 모두 대중적 인지도와 인기가 높은 인물들이지만 캐릭터와 정체성의 한계로 인해 유권자들을 통합시키는 데에는 실패하고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클린턴 물러날까


최대 관심사는 클린턴이 역부족임을 인정하고 경선에서 물러날 것인가 하는 점이지만, 신승일지언정 클린턴이 추가로 1승을 기록한 이상 순순히 사퇴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AP통신 등은 클린턴이 이미 오래전부터 "끝까지 갈 것"임을 강조해왔다면서 "캘리포니아 텍사스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등 큰 주(州)들에서의 승리를 근거로 본선 경쟁력을 내세우며 승부를 계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오바마 측은 펜실베이니아에서 패배할 것임을 알면서도 선거운동이 종료된 뒤 "할 일은 다 했다"며 오히려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앞서 21일 오바마는 "이 지역에서 클린턴이 이기겠지만 큰 승리를 거두지는 못할 것"이라 말했으며, 투표 당일 오후에는 인디애나주로 날아갔다. 인디애나는 노스캐롤라이나주와 함께 다음달 6일 경선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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