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메리카vs아메리카

'빈라덴 카드' 빼어든 힐러리

딸기21 2008. 4. 23.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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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을 공격하기 위해 결국 `빈라덴 카드'를 꺼내들었다. 펜실베이니아주 예비선거(프라이머리)가 치러지기 직전부터 테러리스트 오사마 빈라덴의 이미지 등을 동원한 `위기 상황 광고'를 대대적으로 내보내기 시작한것. 또 이란을 상대로 `절멸시키겠다'는 발언을 하는 등 위기상황과 안보를 유세에 활용하고 있으나 이를 둘러싼 비판도 거세게 일고 있다.


22일 뉴욕타임스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클린턴 캠프는 전날부터 `국가 위기 상황'의 이미지들을 차용한 새로운 TV 광고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이 광고에는 1929년 대공황 당시 무너진 미국 증시와 1941년 진주만 폭격, 베를린 장벽 붕괴와 2005년의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 현장, 그리고 빈라덴의 모습이 등장한다. "전쟁과 고유가, 경제위기 등을 앞에 놓고 누가 준비돼 있다고 생각하는가"를 묻는 멘트와 함께, 클린턴이 등장하는 것으로 광고는 끝난다.

이 광고는 지난달 오하이오주 경선을 앞두고 내보낸 `새벽 3시 비상전화' 광고에 이어 대선 후보의 경륜과 위기관리 능력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지만 비판도 만만찮다. 당내 경선에서 이기기 위해 국가적 위기상황을 연상시키는 광고들을 내보내 불안감을 부추기는 전형적인 `안보마케팅'이라는 것. 민주당에서 빈라덴이 대선 캠페인 홍보아이템으로 등장한 것은, 경선 캠페인이 시작된 이래 처음이다.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공화당 경선 도중 빈라덴을 언급하긴 했지만 심지어 공화당 대선후보로 결정된 존 매케인 상원의원조차도 9.11이나 빈라덴을 선거 소재로 사용하지는 않았다. 매케인의 경우 조지 W 부시 현 대통령과 선을 긋기 위해 오히려 대테러전쟁과는 다소 거리를 두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클린턴은 또 22일에는 abc방송 `굿모닝 아메리카'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이 미국의 대통령이 된다면 "이란을 절멸시키겠다(totally obliterate)"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이란이 핵무기로 이스라엘을 공격할 경우'라는 전제가 붙어있긴 했지만 아직 이란 핵개발 실체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유대인 표를 의식해 `막 나간' 발언을 한 것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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