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금값 1000달러 시대, '신종 골드러시'

딸기21 2008. 3. 1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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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시장에서 금값이 장중 온스(1온스는 31.1g) 당 1000달러(약 97만원)를 넘어서는 기록을 세웠다. 전문가들은 약달러와 고유가, 국제 원자재 선물시장의 요동 속에 당분간 금값이 고공행진을 계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30여년간의 가격 변동 추이를 분석한 블룸버그 통신과 BBC방송 등은 13일 금값이 이처럼 치솟은 것에 대해 "세계 경제가 어느 때보다도 불안정한 상황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값의 `지정학적 변동' 추이

1971년8월, 베트남전 비용을 감당하기 힘들게 된 미국의 리처드 닉슨 행정부는 온스 당 35달러로 묶여 있던 금-달러 페그제 즉 `금 본위제'(gold standard)를 폐지하는 결정을 내린다. 그 이래로 지난 30여년 금은 국제시장에서 주식이나 화폐, 석유 같은 다른 상품들과 마찬가지로 가격 변동을 겪어왔다.
금값이 첫 충격을 받은 것은 1973년 1차 오일쇼크로 미국에서 소비자물가가 10% 이상 오르는 등 인플레이션이 시작되면서부터. 가치의 척도가 되는 금은 인플레 시대의 안정적 자산 확보 수단으로 각광받았고, 1974년 한해 동안에만 63%가 뛰어올랐다. 옛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 미-소 간 긴장이 극도로 고조됐던 1979∼80년 금값은 800달러를 넘어섰다. 1980년 1월21일에는 금값이 온스 당 850달러로까지 올라갔으나, 1년도 못 가 금값은 안정되면서 500달러 대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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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은 1984년 광산 국가 남아프리카공화국이 국제사회 제재를 받게 되면서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미국 인플레이션 시기와 1990년대 중반 금융 위기 등을 거치며 다소간 변동을 겪으면서도 20여년 간 온스당 300∼500달러 선에서 대체적으로 안정세를 보여왔다.

기름값과 금값의 동반 상승

다시 급등세가 시작된 것은 국제유가가 치솟은 2004년 이후. 금값은 유가와 발을 맞춰 동반 상승 행진을 벌이기 시작했다. 2005년 미국이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막대한 재해를 입었을 때 금값은 26년만에 처음으로 700달러를 돌파했다.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파문으로 시작된 신용시장 위기는 고유가로 인한 최근의 금값 상승에 기름을 부어, `온스당 1000달러' 시대를 열고 말았다.
금은 환율시장이나 원자재 투기시장에 비해 안정된 상품으로 분류되지만, 동시에 지정학적 영향을 심하게 받는 민감한 품목이라는 이중성을 안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국제 금값은 올들어서만 17% 올랐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주요 15개 광산기업 바스켓 가격인 AMEX 금값은 지난 1년간 50% 이상 상승했다.
고속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달러 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미국 언론들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오는 18일 정례회의 이전에라도 연방기금 금리를 다시 전폭적으로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미국 경제 침체-금리인하-달러가치 하락-금값 상승으로 이어지는 순환고리로 볼 때, 금값은 당분간 내려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판 `골드러시'?

남아공에서는 에티오피아산 가짜 금괴가 적발되는 일이 발생, 대대적인 `짝퉁 금괴 색출작업'이 벌어지는 등 금값 급등으로 인한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선 금 보유자들이 보석상으로 달려가 금 가공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은 `신종 골드 러시'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하지만 사놓은 금을 내다파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단은 신중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금에도 다이아몬드처럼 캐럿(karat)이 있고, 순도가 있다. 뿐만 아니라 금을 태환하는 것에 따르는 세금 부담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 월스트리트저널과 CNN은 "최근의 금값 상승은 구조적 원인도 있지만 투기세력의 `작전'에도 상당부분 기인하고 있다"며 "당장 금을 내다파는 것보다는 금 상장지수펀드(ETF) 같은 금 관련 금융상품에 눈길을 주는 것이 신 골드러시 시대의 투자법이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