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인샤알라, 중동이슬람

내일 이란 총선, '그들만의 잔치'

딸기21 2008. 3. 13. 16:16
728x90
이란에서 14일 총선이 실시된다. 이번 총선은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이끄는 보수파 정권에 대한 `신임 투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입헌민주주의 위에 군림하는 이슬람 보수집단이 개혁파들의 손발을 자른 탓에 이번 선거는 보수파들만의 잔치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물밑에선 억압 속에서도 근본주의 보수파에 맞선 개혁파들의 움직임이 일고 있고 보수파들 내에서조차 이견이 노출되고 있어, 총선이 이란의 정치적 분열을 노출시키는 자리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투표 참여로 서방에 맞서자"

최고종교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이번 총선이 서방의 흑색선전에도 불구하고 "공정하게 진행될 것"임을 강조했다고 국영 IRNA통신 등이 12일 보도했다. 헌법상 대통령 위에서 권력을 행사하는 최고권력자인 하메네이는 "선거에 대거 참여해 미국을 비롯한 오만한 서방세계에 실망감을 안겨줘야 한다"며 유권자들의 투표를 독려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도 "투표에 모두 참여해 서방에 우리의 국권 수호 의지를 보여주자"고 촉구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4일 총선에서는 이란 마즐리스(의회) 의원 290명이 선출된다. 명목상 이란의 총선은 비밀, 직접선거로서 `민주적으로' 치러지지만 후보 등록에서 이슬람 보수강경파들로 구성된 헌법상 최고기구인 `이슬람 혁명수호위원회'의 심사를 거치기 때문에 근본적 한계를 안고 있다.
혁명수호위원회가 개혁파들의 힘에 밀렸던 모하마드 하타미 정권 때만 해도 총선은 온건돚개혁파들의 잔치였지만, 지난 2004년 총선에서는 개혁파 후보들이 모두 사전 제거돼 보수파들만 판쳤다. 이 때문에 지난번 총선은 투표율이 50%를 갓 넘겼을 정도로 저조했었다.

개혁파 발 묶고 보수파만 득시글

이번 총선을 앞두고서도 혁명수호위원회는 후보 심사라는 절차를 통해 개혁파 정치인들의 출마를 대거 금지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 출마한 후보는 모두 4500명에 이르지만 그중 개혁파 정당에 소속된 이들은 130개 선거구 200여명에 불과하다.
당국은 투표를 독려한다면서도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되지 않은 후보 포스터 부착을 금지시켜 사실상 억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 등은 전했다. 젊은층과 여성들에게 높은 인기를 누렸던 개혁파들의 출마가 원천봉쇄된 탓에, 투표율은 이번에도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란이라는 이름의 29세 청년은 AFP통신 인터뷰에서 "투표해봤자 달라질 것도 없을 것 같아 투표소엔 가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People walk past one of the few campaign posters for the March 14 parliamentary elections
in Isfahan's Imam Square in this picture taken March 11, 2008. REUTERS



`내분'`이변' 있을까

하지만 이번 총선이 비록 보수파 일색으로 치러질지언정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막가파식' 정권에 대한 경고가 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보수파들은 크게 `광역'과 `통합'의 2개의 블럭으로 나뉘어 있는데, 그중 아마디네자드의 대서방 강경일변도 정책과 거리를 두는 온건보수파가 더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지어 하메네이를 비롯한 이슬람 보수파 내에서도 불필요한 강경발언으로 마찰만 일삼는 현 대통령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들이 최근 들어 잇달아 터져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이번 총선이 보수파 내 갈등을 드러내고 결과적으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권력기반 약화시키는 계기가 될수도 있다는 것.

개혁파는 하타미 전대통령의 동생 레자 하타미가 이끄는 `연합'과 메흐디 카루비 전 국회의장이 당수로 있는 `국민신뢰' 양쪽으로 나뉘어있다. 카루비 쪽은 온건보수파들 사이에서도 비교적 인기가 있어, 의외로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도 없지 않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