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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난 인공위성 미사일로 요격... '위성 쓰레기 대란' 올까

딸기21 2008. 2. 15.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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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위성 쓰레기 대란'이 현실화되는 것일까. 지구 궤도를 떠도는 노후 위성 처리 문제가 국제적 관심사로 부상한 가운데 미국 국방부가 고장난 정찰위성을 요격, 파괴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위성이 대기권으로 떨어져 `독극물'을 살포, 인명피해를 낼수도 있어 이같은 결정을 했다는 것. 이미 지구 대기권 주변에는 정찰용, 상업용 위성들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위성 쓰레기' 처리가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고장난 위성, 미사일로 요격"

제임스 카트라이트 미군 합참 부의장은 14일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장난 정찰위성을 미사일로 요격, 파괴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이르면 사나흘 내 이리 호수에 정박 중인 이지스함 `이리호(號)' 선상에서 위성요격용으로 변형된 스탠다드3 미사일을 발사할 예정이며, 이미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인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요격 대상은 2006년 12월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델타2 로켓으로 발사된 록히드마틴제(製) 정찰위성. 궤도 진입 직후부터 고장을 일으켜 공중을 떠돌고 있는 이 위성은 약 454㎏ 분량의 히드라진(hydrazine)을 싣고 있다. 위성의 연료로 탑재된 히드라진은 인체에 닿을 경우 폐와 호흡기 손상을 일으키는 독성 물질이다.


2006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인공위성이 발사되고 있다.
미군은 한 인공위성이 고장나 독극물을 대기권에 퍼뜨릴 수 있는 상황이 되자
미사일로 요격, 위성을 파괴하기로 결정했다. /사진 US AIR FORCE



고든 존드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고장난 위성이 상공 272㎞까지 접근한데다가, 그대로 두면 몇달 안에 20㎞ 위에까지 내려올 가능성이 있어 요격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미군의 목표는 위성이 대기권에 진입하기 직전 폭파시켜 작은 조각들로 만들고 히드라진은 대기권 밖에서 흩어지게 하는 것이다. 파괴된 조각들은 대기권 진입하더라도 연소돼 없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패할 경우, 다음달 초순에 위성이 대기권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지구 위협하는 위성쓰레기들

미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지난 50년 동안 지구 대기권으로 재진입한 인공위성이나 우주선 등의 인공물체는 1만7000개가 넘는다. 다행히 아직까지 위성 쓰레기로 인한 인명피해가 없었던 것은, 위성 파편이 대기권에 진입하면서 대부분 타버리기 때문. 또 지구 표면 4분의3이 바다이고 육지의 대부분도 사막과 삼림이기 때문에 타지 않고 떨어지는 물체가 있다 해도 대도시에 떨어질 확률은 1% 정도라고 CNN 방송은 전했다.
하지만 위성 쓰레기가 넘쳐나면서 `지구 재진입 물체'로 인한 피해가 생겨날 가능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해 1월 중국은 지구 상공 840㎞ 위를 돌고 있던 1톤 무게의 낙후 인공위성 `펑윈C'를 미사일로 파괴했다. 중국은 구체적인 과정과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으나, 미국은 "최악의 위성 폭파"라고 맹비난했었다. 당시 위성이 파괴되면서 15만개 이상의 조각들로 나뉘었고, 그중 2600개 이상은 길이 10㎝ 이상의 `큰 조각들'이었다는 것. 현재 지구 대기권을 돌고 있는 위성 쓰레기의 42%가 당시 펑윈C에게서 나온 것으로 NASA는 추정한다.

지금까지 지구 위로 떨어진 가장 큰 인공물체는 1979년 인도양에 추락한 미국 스카이랩 우주선이었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당시 파편이 호주 서부 해안까지 흘러들어왔었다. 2001년에는 국제우주정거장(ISS) 전신인 러시아 우주정거장 미르가 수명을 다하고 남태평양에 수장(水葬)됐다.


제임스 카트라이트(가운데) 미군 합참 부의장과 제임스 제프리(왼쪽)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A) 부보좌관,
마이클 그리핀(오른쪽) 항공우주국(NASA) 국장이 14일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고장난 정찰위성을 미사일로 요격, 파괴하기로 결정했다는 발표를 하고 있다. /AP



`우주 무기 논란' 가열되나

미군은 이미 1985년9월 F15 이글 전투기에서 미사일을 발사해 솔윈드 정찰위성을 파괴한 적 있지만, 군사 실험 목적이 아닌 위성 미사일 요격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는 `우주 무기 배치'를 금지하는 국제조약을 만들 것이냐를 놓고 논쟁을 벌이는 중이다. 미국이 위성을 미사일로 요격한다면 미사일방어(MD) 시스템 배치 문제 등으로 불거졌던 미돥러 신경전이 더 커질수 있다. 지난해 중국이 위성을 요격할 때 미국도 상대방의 군사적 목적을 의심했었다. 미국의 이번 조치를 계기로, 낙후 미사일 요격을 명분 삼은 우주 군비경쟁이 가속화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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