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시아의 어제와 오늘

러드 총리, 화이팅!

딸기21 2008. 2. 12.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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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노동당 정부가 사상 최초로 과거의 애버리지니(원주민) 탄압에 대해 사과하기로 한 것을 놓고 정치권 내 논란과 마찰이 계속되고 있다.

시드니모닝헤럴드는 12일 오후 5시(한국시간 오후 3시)에 의회에 보내질 예정인 사과문 문안을 미리 공개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놓고 케빈 러드 총리와 브랜든 넬슨 자유당 당수 간 설전이 계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드 총리는 사과문 문안을 미리 보여달라고 요청한 넬슨 당수를 겨냥, 이날 "참을성을 가지라"며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앞서 넬슨 당수는 문안도 보지 않고서 찬성해줄 수는 없다며 사전 공개를 요구했었다.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승리, 집권한 러드 총리는 오래전부터 애버리지니들에게 사과하겠다는 약속을 해왔다. 특히 1970년대 원주민 자녀들을 강제로 빼앗아 백인 가정이나 보호시설로 보냈던 강제동화정책, 이른바 `도둑맞은 세대' 문제에 대해 사과하겠다는 것이 그의 방침이다.
반면 국방장관을 지낸 넬슨 자유당수는 "경제 문제 등 현안이 많은데 과거사부터 들먹이느냐"며 못마땅한 시선을 보내왔다. 여론이 "사과해야 한다"는 쪽으로 흐르자 등 떼밀려 동의하긴 했지만, 야당은 막판까지도 `도둑맞은(stolen)'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서는 안된다고 주장해왔다.

러드 총리는 이미 `정부 차원의 사과'가 아닌 `연방 의회 사과'로 한단계 수위를 낮춘 만큼 더이상의 양보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총리실은 공식 발표 이전까지는 문안을 야당에 보여줄 수 없다며 11일에도 야당측 공개 요구를 거부했다.
호주 언론들은 "사과 대상은 `도둑맞은 세대' 뿐 아니라 그 가족과 자손들까지 포함될 것"이라며 "과거의 잘못은 인정하되 보상을 약속하지는 않는 선에서 사과문이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러드 총리는 11일 오후 의회의 문안 검토가 끝나면 12일 오전 9시 사과문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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