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모기지 파문과 신용시장 경색, 부동산 시장 하락 등 미국의 경기침체를 예고하는 사건들 속에서도 입을 다물고 있던 백악관이 결국 비관적인 상황을 시인했다.
AP통신은 조지 W 부시대통령이 7일 시카고를 방문, 일리노이주 상공회의소가 주최한 지역 경제인들과의 만남에서 "경기 지표가 갈수록 혼란스러워지고 있다"며 경제에 대한 우려를 처음으로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부시대통령은 `엇갈린 경제지표'들 때문에 많은 미국인들이 걱정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그러나 경제는 탄력성이 있는 것이며 미국은 과거에도 여러가지 우려들을 헤처쳐왔다"고 강조했다.
이날 미국 정부와 월가에서는 경기침체에 대한 경고와 경제 적신호들이 쏟아져나왔다. 헨리 폴슨 재무장관은 뉴욕 증권분석가협회 모임에 참석해 "이른 시일내 성장이 더 둔화될 것"이라면서 "백악관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모든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최대한 신중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침체 조짐이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시급히 정부가 개입하며 행동에 나설 때는 아직 아니라는 인식을 보여준 것. 백악관도 우려를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줘 일단 시장을 안심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백악관과 폴슨 장관이 강조한 것처럼 지금이 `지나치게 걱정하기엔 아직 이른' 상황인지에 대해서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부시대통령 발언이 나온 날 동시에 성명을 내고 "중산층을 보호하고 성장과 고용 창출을 촉진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부시대통령은 시카고 모임에서 자신이 내놓은 감세정책이 경제회복의 발판이 될 것이라 다시한번 강조했으나, 막대한 재정적자 속에 세수를 더 줄이려는 감세 법안이 의회에서 지지를 받을지는 알수없다.
최근 잇달아 나온 경기지표들은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지난해 12월 실업률은 5%로 올라 2년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7일 "앨라배마의 현대차 공장이 주당 근무시간을 줄이기로 하는 등 근무시간을 감축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며 고용시장이 더 악화될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 위축을 보여주듯, 지난해 4분기 4년여만에 처음으로 사무실 공실률도 올라갔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데니스 록하트 총재는 이날 "부정적 경기 지표들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며 주택과 금융시장이 경제에 미칠 파급효과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이달말 열리는 올해 첫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FRB 의장 물망에도 올랐었던 하버드대 마틴 펠트스타인 교수도 전날 "미국이 침체에 빠질 확률이 50% 정도라고 봐왔으나 이제는 더 높여야겠다"며 미국의 성장이 "올해 더 둔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었다.
'딸기가 보는 세상 > 아메리카vs아메리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힐러리의 웃음 (0) | 2008.01.09 |
---|---|
힐러리, 이대로 무너지나 (0) | 2008.01.08 |
오바마 돌풍 계속될까. (0) | 2008.01.07 |
2008 미주지역 전망 (0) | 2008.01.03 |
아이오와 코커스 (0) | 2008.01.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