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인샤알라, 중동이슬람

이란 핵협상 '얼굴' 교체

딸기21 2007. 10. 24.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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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핵 협상을 벌이고 있는 이란이 갑자기 협상 대표를 교체했다. 서방과 그나마 `이야기'가 통했던 온건파 알리 라리자니 대표가 밀려나고, 서방에 별로 알려지지 않은 사이드 잘릴리(42.사진) 전 외무차관이 자리를 대신하게 됐다. 갈수록 강경론으로 치닫는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핵 외교에 대해 이란 내부에서도 비판이 고조되고 있어 주목된다.

23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재개되는 핵 협상에서 하비에르 솔라나 유럽연합(EU) 외교안보담당 고위대표와 첫 대면하게 될 잘릴리는 북부 마슈하드 출신으로 테헤란의 이맘 사덱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강경파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가까운 친구로 2005년 대선 때 지근거리에서 보좌를 했다. 이란 `라디오 자마네' 방송은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취임 뒤 잘릴리를 외무장관에 임명하려다 반대에 부딪쳐 차관직을 맡겼었다고 전했다.
잘릴리는 파르시(이란어)와 아랍어, 영어에 능통하지만 완고하고 보수적이라는 평. 그를 만나본 서방 외교관들은 "대화나 토론보다 혼잣말을 즐기는 사람"이라 평했다. 이란 내에서도 정치 경험이 부족한 잘릴리를 협상대표에 앉힌 것에 비판적인 시각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보수파의 수장으로서 강경파와 온건파 간 균형추 역할을 해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종교지도자도 잘릴리 발탁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들어 테헤란에서는 민주화를 요구하는 학생들의 시위가 잇달아 열렸다. 22일에는 온건파인 모하마드 하타미 전대통령이 현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를 이례적으로 비판했다. 핵 강경론을 고집하며 서방과 마찰을 빚어온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안팎에서 궁지에 몰려 있다. 라리자니를 몰아냄으로써 온건파와의 기 싸움에 한차례 힘겨운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심각한 내부 반발과 싸워야 하는 처지가 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란에 뭔일 났나 (2007.10.24)


이란 보수파 정권이 안에서부터 흔들리고 있는 것일까.
아르메니아를 방문 중이던 이란 강경파 대통령이 일정을 바꿔 귀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란 내 소식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방과의 싸움에 매달려온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최근 보수, 온건, 개혁파 모두에게 비판을 받으며 내부적으로 궁지에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틀간의 일정으로 아르메니아를 방문했던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23일 갑자기 계획을 바꿔 이란으로 돌아갔다. 귀국길을 서두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AP통신 등은 이란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테헤란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예상하지 못했던 일'의 내막에 대해서는 추측이 분분하다.
앞서 아마디네자드대통령은 이란 보수파 내 여러 세력에게서 신망을 얻어왔고 또 서방으로도 대화 파트너로 인정받아온 알리 라리자니 핵 협상대표를 밀쳐내고 자기 측근인 사이드 잘릴리를 앉혔다.
협상 경험도, 국제감각도 없이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무조건적인 강경노선을 추종해온 잘릴리를 임명한데 대해 최고종교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크게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어쩔수 없이 23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유럽연합(EU)과의 핵 협상에 잘릴리와 라리자니를 같이 내보냈고, 이 때문에 모양새가 몹시 우스워졌다. 일각에선 하메네이의 분노가 예상보다 훨씬 커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급거 귀국해야하는 사태가 일어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또 미국 의회의 `아르메니아 결의안' 추진 문제로 터키가 격앙돼 있는 시점에서, 굳이 아르메니아를 방문해 친선을 과시하며 터키를 자극한 것도 하메네이의 분노를 산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민주선거로 선출된 대통령이 행정을 맡고, 이슬람혁명의 수호자인 최고종교지도자가 군 통수권을 갖는 이원적 권력구조를 갖고 있다. 하메네이는 개혁파 정권 시절에는 보수파의 입장을 대변하며 개혁의 속도를 제어했지만 제어했지만 아마디네자드 집권 뒤에는 극단적 강경론을 견제하며 강ㆍ온 세력 사이에서 균형추 역할을 해왔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2005년 집권 이래 미국과 유럽, 이스라엘 등 적대적인 외국과 설전을 빚고 핵 강경론을 고수했다. 불필요한 마찰로 국가 이미지 실추와 고립을 자초하면서 경제는 악화됐다. 전임 모하마드 하타미 대통령 시절 대미관계가 개선돼 제재가 풀릴 기미가 보였으나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집권 뒤 미국의 이란 경제제재는 오히려 강화됐다. 지난해엔 자원대국 이란에서 세금 인상때문에 갑자기 유가가 치솟아 항의 시위가 잇달았다.
이달 들어서도 테헤란에서는 민주화를 요구하는 학생들의 시위가 잇달아 열렸다. 22일에는 하타미 전대통령까지 나서서 현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를 이례적으로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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