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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푸르, 또다시 한 마을 초토화

딸기21 2007. 10. 8.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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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 다르푸르 사태가 악화 일로를 치닫고 있다. 친정부 이슬람 민병대와 기독교 아프리카계 반군의 충돌로 유혈사태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군 통제하에 있는 마을이 방화와 약탈로 초토화되는 일이 일어났다. 마침 이 곳은 치안유지를 위해 파병된 아프리카연합(AU) 군 기지가 있는 곳이어서, 수단 정부가 AU군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공격을 방치 혹은 조장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마을 습격, 방화 약탈 자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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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방송 등은 다르푸르에 파견된 유엔 수단임무단(UNMIS)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다르푸르  남부 하스카니야 마을이 누군가의 공격으로 초토화됐다고 7일 보도했다. 유엔 요원들은 전날인 6일 무장세력이 하스카니야에 들이닥쳐 상가를 약탈했으며 학교와 모스크(사원)을 제외한 거의 모든 건물에 불을 질러 파괴했다고 전했다. 7000여명의 주민들은 인근 숲속으로 달아났다.
하스카니타는 AU 평화유지군 주둔기지가 있는 곳이다. 앞서 지난달 29일 반군들이 기지를 공격, AU군 10명을 살해했었다. 주민들과 반군들은 정부군과 친정부 이슬람 민병대가 그 사건에 대한 보복으로 지난 3일부터 이 일대를 공격해 방화를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한다. 반군들은 며칠간에 걸친 하스카니타 공격으로 주민 100여명이 숨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스카니타 뿐 아니라 주변 마을 주민들도 친정부 민병대의 공격을 피해 도망친 것으로 알려졌다.

수단 정부에 비난의 화살

다르푸르의 정부군과 친정부 민병대, 반군들은 학살이나 파괴가 일어날 때마다 서로를 탓하며 책임을 떠넘겨왔다. 하스카니야는 정부군의 통제를 받고 있지만, 수단 정부 측은 이 사건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만일 이 사건에 정부군이 개입돼 있거나 이슬람 민병대의 파괴 공격을 정부군이 방기한 것으로 드러난다면 수단 정부는 대대적인 비난에 부딪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국제 여론은 다르푸르 대량학살과 난민 사태를 사실상 방치하고 있는 수단 정부에 비판을 쏟아붓고 있다.
앞서 다르푸르에서는 사태 해결 중재자로 나선 지미 카터 전 미국대통령이 난민촌을 방문하려다가 정부군 저지로 무산되는 일도 있었다. 카터 전대통령은 지난 3일 넬슨 만델라 전대통령의 부인인 아프리카 평화운동가 그라사 마셸 여사, 영국 버진그룹 리처드 브랜슨 회장 등과 함께 이 지역을 찾았으나 정부군의 위협에 막혀 결국 후퇴했다.

해결 요원한 다르푸르 사태

다르푸르에서는 주로 아랍계 유목민들로 이뤄진 이슬람 민병대와 아프리카계 기독교도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반군들 사이의 충돌로 2003년 이래 20만명 이상이 희생됐다. 이곳을 떠나 주변 지역이나 국경 너머로 도망친 난민만 25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은 퇴임 전 다르푸르 사태를 현재 지구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가장 심각한 인권유린 상황으로 꼽으며 해결을 촉구했고, 반기문 사무총장도 취임 이래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보고 적극 나서고 있다. 반 총장은 리비아 중재로 트리폴리에 다르푸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평화회담을 구성한 뒤 국제사회에 적극적인 개입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고유가 시대 신흥산유국으로 부상, 기름값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수단 정부는 국제사회의 압력에 아랑곳 않고 있다. 오는 27일 트리폴리에서 수단 정부와 반군조직들이 참가하는 회담이 열릴 예정이지만 협상 전망은 부정적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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