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법원이 인터넷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YouTube)에 올라와있는 `반(反) 터키적인' 영상을 문제삼아 터키 내 유튜브 접속을 금지시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그런가하면 분리독립운동 지도자에게 `미스터(Mr.)'라는 경칭을 썼다는 이유로 한 정치인에게 징역형이 선고됐습니다.
유럽연합(EU)에 들어가기 위해 민주주의를 보장하겠다던 약속과 달리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판결들이 잇달아 나오자 터키 안팎에서 비판이 빗발치고 있습니다.
"유튜브 안돼"
이스탄불 제1형사·평화법원은 지난 6일 유튜브에 근대 터키공화국 건국의 아버지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를 모욕하는 동영상이 올라와 있다는 이유로 접속을 아예 금지시켜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터키 최대 통신회사인 투르크텔레콤(원래 국영기업이다가 2005년 독립했는데 사실상 독점기업이라더군요)은 법원 판결에 따라 이튿날인 7일 사이트 접속을 막는 조치를 내렸다고 BBC방송이 아나톨리아 통신을 인용해서 보도를 했습니다.
이날부터 터키 내 유튜브 접속자들은 "법원 판결에 따라 접속이 차단됐습니다"라는 안내문만 볼수 있게 됐다고 합니. 투르크텔레콤의 폴 다우니 사장은 "우리는 판결 내용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으며 다만 법원의 결정을 따를 뿐"이라는 성명을 냈습니다.
문제의 동영상은 터키와 오랜 역사 논쟁을 벌이고 있는 그리스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무스타파 케말을 동성애자로 묘사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영상이 올라온 뒤 터키 네티즌 수천명이 유튜브 측에 e메일을 보내 삭제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터키 신문 후리야트는 전했습니다.
"`미스터'도 안돼"
7일 터키 남동부 디야르바키르시 지방법원은 쿠르드계 정치인으로 친쿠르드계 정당인 민주사회당에 소속돼 있는 아흐멧 투르크(오른쪽 사진) 에게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했습니다.
그의 죄목은 쿠르드 분리독립운동 지도자인 압둘라 오잘란의 이름 앞에 `미스터'라는 경칭을 붙였다는 것. 투르크는 지난해 1월 한 연설에서 `미스터 오잘란'이라는 말을 했다가 범죄행위를 찬양, 고무했다는 이유로 기소됐습니다. 지난주엔 민주사회당의 또다른 정치인이 쿠르드어로 문서를 작성했다는 이유로 18개월형을 선고받았다고 합니다. 민주사회당은 쿠르드의 분리독립보다는 터키 통합을 주장하고 있지만 터키 정부의 폭력적인 탄압에는 반대하는 입장인 것 같습니다.
오잘란은 1990년대 쿠르드 무장투쟁을 이끌던 게릴라 지도자로, 1999년 체포돼 사형선고를 받았으나 유럽측 항의 때문에 종신형으로 감형됐습니다. 이 사람 사형선고 뒤에 유럽 쪽에서 터키에게 “EU 가입하려면 사형제 없애라” 많이 요구하고 그랬지요.
터키에서는 쿠르드 문제를 거론하거나 쿠르드어를 사용하는 것 자체가 불법 행위가 되곤 합니다. 오르한 파묵이 아르메니아 학살 문제 거론했다가 피소된 것이나 마찬가지인데요, 터키군은 쿠르드 분리운동세력 3만명 이상을 학살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는 참 터키를 끔찍이 좋아하는데, 유럽을 상대로 ‘차별하지 말라’ 하면서 소수민족들 학살하는 것 보면 ‘형제의 나라’ 좀 정이 떨어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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