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인샤알라, 중동이슬람

조로아스터(2)

딸기21 2007. 2. 26.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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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 경전

조로아스터교의 주경전은 '아베스타 Avesta' 인데 힌두교 경전인 베다 같이 '지식'을 의미한다. 이 경전이 쓰여진 언어를 아베스탄 Avestan 이라고 하는데, 베다의 산스크리트어와 같은 시대, 같은 어족의 자매 언어다. 중동종교 연구가인 Haagen Paul 에 따르면 현존하는 '젠드 아베스타 Zend Avesta' 는 원전 아베스타의 잔존본에 주석(Zind)을 합한 것이다. 원전은 21권 짜리로 BC 400년 무렵에 편찬됐으나 알렉산더 대왕의 침략으로 불타고 한 권만 남았다고 한다.

사산 왕조 Sassan Dynastry(AD 220-641)의 아르타 크세르크세스 Arta Xerxes(226-240) 때 경전을 펴냈는데 오늘의 아베스타는 그때 결집된 것이다. 1771년 옥스퍼드 대학에서 프랑스인 Anquetil Perron 이 영어 번역본을 냈고, 오늘날에는 여러나라 말로 소개됐다.

대 아베스타 The Great Avesta

야스나 Yasna, 비스파르드 Vispard, 벤디다드 Vendidad 3종류로 구성되어 있다. 야스나는 희생 제사(sacrifice)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제 17장은 신께 드리는 다양한 기도와 조로아스터가 신께로부터 받은 계시와 교훈으로 다섯 가타 Gatha(찬가)로 되어 있다. 비스파르드 역시 제사에 사용하는 기도문으로, 천상의 권위자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24기도가 있다. 벤디다드는 의식적 율법과 우주론, 역사, 종말론으로 가득차 있다.

소 아베스타 The Little Avesta
대 아베스타가 제사장들의 제사의식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면, 이것은 평신도들의 기도서다. 특별한 신격들과 천사 숭배의 21가지 찬가로 구성되어 있는 야슈트 The Yashts, 의식에 대한 기록을 담고 있는 아프링간 The Apringan, 한 달 동안 경건한 생활을 해나가도록 지도해 주는 역서(曆書)의 일종인 시로자 The Sirozah, 하루 다섯 번 드리는 기도문인 가쉬즈 The Gashs, 자연의 능력들을 찬송하는 니야위시 The Nyayish 등 5종류의 단편들로 구성되어 있다.

종교시
조로아스터교의 예배 의식은 젠드 아베스타의 찬가들에만 발견되지만, 교리와 일상 생활의 교훈은 시인들이 쓴 시(詩)에 많이 남아 있다. 이란의 기후와 산천은 매우 아름답고 시적인 분위기였다. 한가로이 펼쳐진 포도원과 아름답게 피어 있는 기화요초들, 황금빛 꾀꼬리의 노래와 호랑나비 범나비들의 화사한 춤, 이슬 위에서 영롱히 빛나는 햇빛이 시인의 시적 상상력을 불러오기에 충분했다. 그래서인지 이란에는 종교시가 유난히 많다.
"창천(蒼天)은 사람을 위한 신의 애찰(愛札)이요, 백일(白日)은 대기(大氣)의 봉함에 찍은 인이로다. 밤의 은밀한(confidential) 장막을 걷으니 신이 기록하신 숭엄한 성서(星書)가 드러나도다."

팔라비 Pahlavi 문서들:
팔라비어로 쓰여진 문서의 양과 범위는 광범위하다. 이 중 한 무리의 문서는 근대 이란어로 쓰여진 의식서들이다. 아베스탄과 팔라비는 현대에는 전혀 사용되지 않는 사어(死語)로 소수 학자들과 파르시 다스투르스(Parsi Dasturs)라고 하는 대제사장들만이 알고 있는 문자다. 그들은 그런 문자로 써진 경전을 현대어로 번역해서 출판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인이 지금 읽을 수 있는 것은 아베스타 3권과 막스 뮬러가 출판한 『동방의 성전』(The Sacred Books of the East) 49권 중 팔라비 부분(The selections of Pahlavi) 5권이 전부이다.

Ⅳ. 조로아스터교의 확산과 페르시아 제국

조로아스터가 사후 1000년은 신비 속에 싸여 있다. 조로아스터교의 초기 역사를 복원할 만한 자료는 전혀 없다. 종족의 이동과 전투를 통해서 이란 고원 너머로 퍼져 나간 흔적만 남아 있을 뿐이다. BC 7세기에는 메데(The Medes)가 강성해졌고 BC 6세기에는 이란인들이 강대해졌다. 조로아스터교도 이때 강성해졌다. 

이란이 역사의 조명을 받기 시작한 것은 남서쪽 안샨 Anshan 이라는 조그마한 왕국의 키로스 Cyrus(성경에는 고레스로 나와 있다) 왕이 집권하던 BC 559년경부터이다. 그는 메데를 멸망시키고 아나톨리아 왕 리디아 Lydia 를 사로잡았다. 539년에는 바빌론을 제패했다.
20년 만에 그는 조그마한 왕국에서 시작, 대제국을 건설하였다. 바빌론을 장악한 키로스는 유대인들을 포로 상태에서 해방시켰다. 그의 후계자 아케메니드도 키로스처럼 이민족들에 관용을 베풀었다. 조로아스터교는 두 왕의 시절에 이란 전역에 퍼졌다. 조로아스터교를 전파하는 책임을 진 메데의 제사장 종족들을 '마기 Magi'라고 한다. 마기들은 전쟁이나 외교상의 중요한 사명을 가지고 여행하던 궁정 사제였다. 

아케메니드 제국은 BC 331년 알렉산더에 멸망당하였다. 알렉산더는 당시 이란의 수도인 페르세폴리스의 왕궁을 불태우고 제사장들을 죽였다. 알렉산더와 그의 후계자 셀류키드(Seleucids)는 이란인들에게는 '위대한 제왕'이 아닌 파괴자일 뿐이었다.
BC 2세기 중엽, 원주민들은 헬라족인 셀류키드 세력을 몰아 내고 파르티안 제국을 건설한다. 파르티아는 높은 기술수준을 갖고 있지 못했기 때문에 헬라의 건축술과 주조술 등을 배워서 사용하였다. 그러나 그들 나름의 봉건 문화는 이란 문학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아베스타가 만들어진 것도 파르티아 때였다.

이들은 로마와 맞부딪칠 때까지 인도 북서부 지방에서부터 지금의 터키까지 넓은 지역을 차지했다. 그러나 AD 224년 이란 서남쪽에서 반란이 일어나 파르티아를 멸망시킨다. 이것이 사산조(Sasan Dynasty)다. 사산조는 7세기 무슬림에게 망하기까지 이란을 통치했다. 이 때가 이란 역사상 문화가 가장 찬란하였고 물질 문명 또한 최고의 경지에까지 이르렀던 시기였다. 조로아스터교의 전성기이기도 했다. 대제사장은 왕의 뒤에서 권력을 장악했다.

Ⅴ. 이슬람의 침략과 조로아스터교

무함마드가 죽은 이듬해인 633년 무슬림 군대가 이란에 쳐들어 왔다. 전쟁은 초기에는 약탈전이었으나, 장기화되면서 점령을 위한 침략전쟁으로 바뀌었다. 
무슬림들은 초기에는 종교적 관용정책을 펼쳐 유대교와 기독교를 모두 허용했다. 그러나 이란의 지배세력이던 조로아스터교는 예외였다. 니하밴드 Nihaband 전투로 사산 제국이 몰락한 뒤 무슬림은 패전한 조로아스터교도들에게 "꾸란을 받겠느냐 아니면 검(칼)을 받겠느냐"라며 양자택일을 강요했다. 수많은 조로아스터교도들이 목숨을 잃었다. 조로아스터교도들은 압력과 핍박을 견디지 못해서 사막의 후미진 곳으로 숨어 들어갔고 종교는 차츰 쇠퇴했다.

오늘날에도 이란의 조로아스터교도들은 대부분 야즈디 Yazdi 평원에 흩어져 살고 있는데 전체가 17,000명 정도에 불과하다. 무슬림이 이란을 차지한 뒤 조로아스터교가 가장 많이 남아있는 곳은 인도다. 조로아스터교도들은 717년에 Bombay 북쪽 산잔 Samjan 이라는 작은 항구도시에 도착하였다. 그 당시의 인도 왕은 선군(善君)으로 알려진 쟈다브 라나 Jadav Rana 였다. 왕은 쫓겨 온 조로아스터교도들이 그 곳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 주었다. 쫓겨온 이들은 이란에서 가져온 성화를 다시 설치하고, 아베스탄으로 쓰여진 옛 경전들을 해석하며 팔라비어로 번역, 간행하고 있다.
이렇게 인도로 온 조로아스터교의 일파를 오늘날 파르세 또는 팔시(Parsee or Parsis)라고 한다. 그래서 오늘날 산잔을 중심으로 남아 있는 조로아스터교를 다른 명칭으로 '파르시교'라고 부르기도 한다.
파르시교도들의 이주는 초기 인도로 옮겨와 힌두교에 동화됐던 앞선 정착민들의 신앙에 자극을 줘 파르시교의 부흥을 이끌어냈다. 1770년 페론의 아베스타 번역으로 파르시교가 세계에 알려졌고, 종교 부흥 움직임에도 큰 힘이 됐다.

18세기 말까지 농민으로 살아 왔던 파르시들은 봄베이가 상업 도시로 활기를 띠면서 상업에 손을 댄다. 파르시들은 힌두교의 우상 숭배를 배격하고 근면과 절약, 유일신앙을 지켰기 때문에 '인도의 유대인들'이라 불리기도 한다. 파르시의 인구는 약 15만 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참고  Zoroastrian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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