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꿀벌도 사라지고, 개구리도 사라지고... '멸종의 시대'

딸기21 2007. 3. 2. 14:04
728x90

지구 생물의 역사를 번번이 과거로 되돌렸던 `멸종의 시기'가 다시 오는 것일까. 세계 곳곳에서 동식물종들이 대규모로 사라지고 있다. 환경파괴에 민감한 `기후 카나리아'들의 위기 소식은 이젠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지만, 양서류와 조류, 어류 종류들의 동반 멸종이 가져올 파급효과에 대해선 아직 과학자들조차 정확히 예측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꿀벌이 사라졌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최근 꽃과 과실의 가루받이(수분)에 큰 몫을 하는 꿀벌들이 미국 곳곳에서 무더기로 사라져버리는 이상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현상이 학계에 보고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말부터. 양봉협회 등의 조사 결과 미국 50개 주(州) 가운데 24개 중에서 이런 현상이 관찰됐으며, 몇몇 주에서는 전체 꿀벌 개체수의 절반 이상이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 양봉업자들과 농가들에는 비상이 걸렸다. 아몬드와 블루베리, 사과, 복숭아는 가루받이의 절반 이상을 꿀벌에 의존하고 있다.



꿀벌들이 사라진 이유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과학자들은 `꿀벌 에이즈'라 불릴 만한 강력한 전염병이 퍼져 꿀벌들이 떼죽음을 당했을 가능성, 기상 이변으로 꿀벌의 면역력이 떨어져 위기를 맞았을 가능성 등을 놓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몇해 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는 겨울철 이상고온으로 병충해를 유발하는 곤충들이 살아남는 바람에 막대한 삼림파괴 피해를 입은바 있는데, 꿀벌들의 실종이 기후변화의 간접적 파급효과에 의한 것일 가능성도 있다.

개구리, 물새, 물고기...사라지는 동물들

지난달 중순 미국 애틀랜타에는 각국 과학자들이 모여 `양서류의 방주'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선언했다. 성경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에서 아이디어를 따온 이 계획은 각국 동물원이나 수족관·식물원들에 개구리를 보내 멸종 위기에서 보호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과학자들은 1990년대 후반 이래 6000종 가까운 양서류가 멸종 위기를 맞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실시된 한 조사에서는 지구상 양서류 종류의 3분의1이 멸종위기를 맞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지난 10년새 절멸된 것만 해도 170종에 이른다.


양서류는 주변 식생 등 환경변화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표적인 동물이다. 환경단체들은 이런 생물들을 `기후 카나리아'라고 부른다. 과거 광부들이 갱도 내 유독가스를 알아보기 위해 집어넣던 카나리아처럼, 생태계 취약종들의 개체수 변화는 환경파괴의 영향을 금방 반영하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1월에는 네덜란드의 환경단체 국제습지보호기구(WI)가 세계 100여개국에서 물새 종들의 서식환경과 개체수 등을 조사, 물새 900여종 중 44%의 개체수가 5년새 급감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생태계의 보고(寶庫)인 동남아시아 아열대지역에서는 물새 종류의 62%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미국, 캐나다, 유럽 과학자들이 사이언스지에 발표한 한 논문에는 2048년 무렵 생선류가 거의 다 사라질 것이라는 충격적인 조사결과가 실리기도 했다.


아마존 동식물도 사라진다


전 세계 동식물 종류의 5분의1이 살고 있는 아마존은 특히 `대량 멸종'의 파도에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브라질 환경부는 지난달 27일 "지구온난화 때문에 아마존에 기상이변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동식물군(群)이 대규모로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브라질 정부는 2003년 이래 3억 헤알(약 1200억원)을 들여 아마존 생물종 보호 프로그램들을 실시하고 있지만 생태계 파괴 속도는 보호 노력들을 무색케 하고 있다. 


생물종들이 사라지는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은 무리한 개발, 상업적 남획, 온난화로 인한 먹이사슬 파괴와 신종(新種) 질병의 확산, 홍수와 가뭄 같은 기상이변 등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미국 꿀벌의 실종 사건에서 보이듯 명확한 이유가 밝혀지지 않은 경우도 많다.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이 해마다 발표하는 `멸종위기동물 목록'(레드 리스트·Red List)에는 지난해에만 동식물과 균류 1만6118종이 새로 이름을 올렸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