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유럽이라는 곳

프랑스의 '안개 정국'

딸기21 2007. 1. 12.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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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선 1차 투표(4월22일)가 100일 남짓 남았는데, 아직도 대선정국은 안개에 가려 있다. 좌·우파 유력 후보들이 우세를 확보할 열쇠를 찾지 못한 채 여론조사에서 선두다툼을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여당의 분열과 극우파의 부상 가능성 등이 대선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고 AFP통신 등 외신들이 11일 전했다.


가장 큰 관심사는 74세 고령인 자크 시라크 현대통령이 3선에 도전할 것인가 하는 점. 시라크 대통령은 이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대선에 출마할지를 묻는 질문이 나오자 "숙고할 가치가 있는 문제"라고 답했다. 시라크 대통령은 최근 레임덕에 시달리고 있으나 극좌-극우를 거부하는 다수 국민들에게 여전히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특히 집권 대중운동연합(UMP) 내에서 큰 지분을 갖고 있다.

시라크 대통령의 `모호한 발언'은 여당의 분열과 맞물려 묘한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 시라크 대통령은 자신에게 도전하고 있는 우파 니콜라 사르코지 내무장관을 꺼려하고 있으며, 여당내 영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실제 출마 의지와 상관없이 출마 가능성을 흘리는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만일 실제 출마를 하게 된다면 여당이 시라크 대통령과 사르코지 중 누구를 후보로 선택할지는 단언할 수 없다. 시라크 대통령은 차라리 사르코지보다 야당 세골렌 루아얄 후보가 당선되길 더 바랄 것이라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UMP는 오는 14일 당대회를 열어 경선에 단독 출마한 사르코지를 대선 후보로 결정할 예정이다. 시라크 대통령은 당대회에 메시지를 보내지 않기로 했고,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는 아예 후보 결정 투표에도 참여치 않겠다고 공언하는 등 거부 의사를 명백히 드러낸 상태다. 자칫 지난 1995년 좌파 분열로 극우파 장 마리 르펜이 대선 결선에 진출했던 것처럼, 이번엔 우파 분열로 르펜이 어부지리를 얻지 않을까 여당 의원들은 우려하고 있다.


사회당의 루아얄은 여론조사에서 근소한 차이로 사르코지를 앞서거나 동률을 이루고 있다. 사르코지가 당내 분열에 발목을 잡힌것과 달리, 루아얄은 잦은 말실수 등으로 발등을 찍고 있다는 평.

지난해 중동방문 때 레바논 헤즈볼라 의원과 입을 맞춰 미국을 비난했다고 구설수에 올랐던 루아얄은 이달들어선 중국 만리장성에서 사전에도 없는 단어를 입밖에 내 비아냥을 들었다. `큰 무대 경험이 없다'는 평가를 의식, 일부러 중국을 찾았으나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핵심 지도부와는 만나지도 못했을 뿐더러 "프랑스어 철자도 잘 모른다"는 비난까지 받게 된 것.

지난 연말에는 사실혼 관계인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수가 부유세 강화 정책을 밝혀 지지율을 갉아먹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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