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유럽이라는 곳

세계 최장 송유관, 결국 잠기다

딸기21 2007. 1. 9.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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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자랑하는 세계 최장 송유관 `드루쥐바(Druzhba) 파이프라인'이 에너지 분쟁 불똥 속에 결국 잠겨버리는 사태가 일어났다.

러시아가 몇달째 에너지 공급가격을 놓고 갈등을 빚어온 벨로루시를 상대로, 송유관 밸브를 잠가버렸다고 AFP통신 등이 8일 보도했다. 이 파이프라인을 통해 석유를 공급받던 독일과 폴란드 등은 비축분 여유가 있어 타격을 받지 않았지만 당혹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폴란드 석유회사들은 이날 러시아가 벨로루시를 거쳐가는 드루쥐바 송유관 원유공급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앞서 벨로루시는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가격을 올려달라고 요구하자, 러시아발 유럽행 원유 파이프라인 통과부분에 대해 자기들도 관세를 매기겠다고 응수했었다. 지난해 10월부터 계속된 러시아와 벨로루시의 천연가스 가격 분쟁은 연초 벨로루시가 `값을 2배로 올려준다'는 내용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타결되는 듯했다. 그러나 벨로루시는 당초 예상과 달리 러시아가 일방적인 횡포를 부리고 있다며 러시아 송유관 관세부과라는 강경책으로 맞섰고, 결국 러시아가 일시적으로 유럽행 석유공급을 끊는 사태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우정'이라는 뜻의 드루쥐바 파이프라인은 옛소련 시절인 1964년 만들어진 것으로, 세계에서 가장 긴 4000㎞의 송유관이다. 시베리아와 우랄산맥 일대, 카스피해 유전에서 나오는 석유는 남부 사마라라는 곳에 모인 뒤 거기서 시작되는 드루쥐바 라인을 통해 서쪽으로 흘러간다.
이 파이프라인은 모스크바 남동쪽 클린을 거쳐 벨로루시를 지나면서 두 갈래로 갈라진다. 남드루쥐바 라인은 헝가리-크로아티아-슬로바키아-체코 등으로 향하고, 북드루쥐바 라인은 폴란드를 지나 독일로 간다. 이 송유관은 과거 소련이 동유럽 공산권국가들에 에너지를 대주는 생명줄이었으며, 지금도 하루에 원유 120만∼140만 배럴이 이 송유관을 통해 이동하고 있다.

러시아가 이번에 공급을 중단한 것은 북드루쥐바 라인이다. 벨로루시는 러시아에 `톤당 45달러'의 관세를 요구한 반면, 러시아측은 벨로루시가 원유 통과세를 철회해야만 협상을 재개할 것이라면서 "벨로루시가 지난 사흘동안에만 원유 7만9000t을 빼돌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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